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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이 23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경기 중에 김 감독이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고, 김 감독을 설득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사퇴 의사를 접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감독이 사전 예고 없이 덕아웃을 비우는 일은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찾아보기 어려운 이이다.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 사령탑 시절에 자체 징계로 1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적이 있지만, 이 또한 미리 공표를 했다.
삼성과의 3연전 직전에 치른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이 충격의 시작점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5일부터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을 스윕당했다. 이번 넥센과의 연전도 힘들지 모른다"며 마음을 비운 듯한 말을 했다. 포기를 했다기 보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상승세의 넥센과의 경기에서 힘을 쏟아붓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한화전에 총력을 쏟아부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LG는 넥센에 2패를 하는 동안 불펜을 최대한 아꼈다. 그리고 한화전에 티포드-류제국-우규민을 선발로 배치해 총력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1승 2패로 원하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일 마지막 경기에서는 불미스러운 빈볼 논란까지 발생해 LG는 사면초가에 빠지고 말았다.
18일 한화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이긴 김 감독은 "6연패를 하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방에만 있었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올시즌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이다. 김 감독도 사령탑이기 전에 사람이다.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시즌 개막 전부터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타 구단에 비해 처지는 몸값의 외국인 선수들이 입단할 때부터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구단과 마찰은 크게 없었다. LG 백순길 단장은 현장에서 항상 김 감독의 편을 들어주는 스타일이다. 다만, 야구에 관심이 지대한 그룹 고위층을 통한 압박이 들어왔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