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그럴 줄이야…충격적이다."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의 결정에 야구계 인사들은 모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 감독이 쌍방울 레이더스(1991~1998년)에서 현역 선수로 뛸 때 지휘봉을 잡고 사제의 연을 맺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인식 규칙위원장(1990~1992년 쌍방울 감독)은 옛 제자의 극단적인 결정에 잠시 할 말을 잊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밤 김 감독의 결정을 전해듣고는 "오늘 LG 경기를 TV중계로 봤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인가. 정규시즌 개막전 때 만난 게 가장 최근에 김 감독의 얼굴을 본 거다. 몇 경기했다고 사퇴라니…,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사실 프로야구 감독이라는 자리가 어렵기는 하다. 스트레스가 많은데다 성적이 안 좋으면 정말 힘들다. LG 감독이 특히 어렵다고 하는데, 모든 팀 감독이 똑같다. 그래도 좀 어리둥절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김기태 감독과 친분이 두터웠던 현역 감독들의 반응도 김 위원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의 광주일고 7년 선배인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은 이날 경기 일정이 없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김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 감독은 "그런 일은 전혀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후배 감독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며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 감독은 "원래 감독 자리라는 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하긴 하다. 그래도 LG는 지난해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나. 아무래도 초반 성적이 부진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나보다. 지금은 뭐라고 할 말이 딱히 없다. 그저 너무 안타까울 뿐"이라며 아쉬워했다.
김 감독과 광주일고 동기로 학창 시절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이날 목동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마친 뒤 "그 전까지 김 감독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으로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말을 아끼는 게 나을 듯 하다"며 침통한 반응을 나타냈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