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는 선발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반면 그가 부진할 경우 나머지 3명의 선발 부담은 매우 커진다. 당연히 경기 기복이 심해진다. 불안정한 경기를 반복하다 보면 중간계투진과 타선 등 팀 전체적으로 상승세의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상위험도 올라간다. 두산 전력의 변곡점의 꼭대기에 볼스테드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볼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일단 안정감이 있었다. 장신에서 내리꽂는 145㎞ 안팎의 패스트볼. 슬라이더와 커브 역시 각 자체가 매우 크면서 예리하다.
시즌 초반 볼스테드를 괴롭히는 것은 '돌발상황'이다. 2경기 연속 불운. 투수는 마운드에서 매우 민감하다. 일정한 투구폼을 시즌 전 수만번 연습한다. 투구 전 글러브 놓는 위치, 팔 각도가 자신의 루틴과 불과 1cm만 달라도 공 자체의 위력과 제구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상태다. 때문에 사령탑들은 일부러 상대 투수의 심리를 흔들어놓기 위해 투구폼에 대해 어필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볼스테드는 지난 2경기, 확실히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볼스테드의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가장 큰 이유. 18일 롯데전 때문이다. 3이닝동안 무려 9실점을 했다.
2회 두산 수비의 실수로 더블 플레이 찬스를 놓쳤고, 전광판의 아웃카운트가 잘못 표기됐다. 결국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은 완벽한 병살타 상황. 하지만 볼스테드는 2아웃으로 인식, 결국 1루에만 공을 뿌리고,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결국 심판진과 기록원의 실수로 다시 마운드에 나선 볼스테드는 최준석과 히메네스에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기량의 문제가 아니라 혼란한 상황 속의 심리적인 문제였다. 단순한 해프닝이라 보기엔 너무나 가혹했다.
23일 한화와의 3회도 그랬다. 이용구의 사구가 애매했다. 두 차례의 판정번복 끝에 사구로 인정됐다. 곧이어 나온 고동진의 타구는 빗맞았지만, 3루 베이스를 맞고 2루타. 두 상황 모두 볼스테드에게는 불운한 장면이었다. 결국 5이닝 4실점.
두 차례의 불운 속에서 볼스테드의 기록은 매우 나빠졌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투구는 위력적이다.
문제는 그의 심리상태다. 한 시즌을 치르면 심리적 사이클이 생긴다. 잘될 때와 부진할 때, 자신감 차이는 역력하다. 특히 투수들은 민감하다. 볼스테드는 두 차례의 해프닝 이후 미세하게 흔들렸다.
두 차례의 불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볼스테드의 다음 등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시즌 전체의 경기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볼스테드의 다음 선발등판이 매우 중요하다.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의 전력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정대로라면 볼스테드의 다음 선발등판은 29일 잠실 넥센전이다. 좋지 않은 흐름을 끊을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