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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다시 등장한 외국인 타자가 국내 프로야구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야구를 잘 하는 수준을 넘어 팀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공격의 핵, 팀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 타자를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될 것 같다. 당초 기대했던 화끈한 타격으로 경기에 재미를 불어넣을뿐만 아니라 홈런과 타점 등 타격 주요 부문을 휩쓸 태세다.
과거 외국인 타자하면 먼저 홈런을 떠올렸다. 여전히 파워를 뽐내고 있으나, 올 해는 이전과 조금 다른 양상이다. KIA 타이거즈의 필(3할6푼2리)이 타격 4위, 한화 이글스의 피에(3할3푼3리)가 9위에 랭크돼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타자가 홈런,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는데, 타격왕은 2004년 브룸바(현대·3할4푼3리)가 유일하다.
외국인 타자들은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세 차례나 선발 포수로 안방을 지킨 로티노는 경기 중에서 포수를 보다가 좌익수 포지션으로 이동한 적도 있고, 1루수를 맡기도 했다. 팬들에게 생소했던 외국인 포수로서 프로야구사를 다시 쓴 셈이다. 9개 구단 최고로 평가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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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쇼맨십으로 이름을 알린 피에는 김태균 등을 제치고 현재 한화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수이다. 많은 한화팬들이 피에를 보면서 1999년 이글스 우승멤버이기도 한 제이 데이비스를 떠올린다고 한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이비스와 분위기가 비슷하고,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히메네스 또한 짧은 기간에 팀 공격의 핵으로 떠올랐다. 벌써 끝내기 안타를 2개나 터트렸다. 최근 몇년간 화끈한 타격에 갈증이 심했던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대다수 외국인 타자가 성공적으로, 그리고 순조롭게 국내야구에 적응한 듯 하다. 구단 스카우트팀이 메이저리그 성적이나 경력에 연연하지 않고, 국내 적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꼼꼼하게 체크해 영입한 덕분이다. 홈런타자가 아닌 어느 정도 파워를 갖추고 있으면서 컨택트가 좋은 타자를 뽑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 대다수 팀이 이전에 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다고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춘 타자를 데려온 것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이런 페이스가 이어지면 타격 세 부문 타이틀이 외국인 선수에게 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타율과 홈런, 타점 홈런왕을 외국인 선수가 차지한 예가 없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외국인 타자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센트럴리그의 타격과 홈런, 타점 1위 모두 외국인 선수가 차지했다. 브랑코(요코하마 DeNA)가 3할3푼3리, 136타점으로 두 부문 1위에 올랐다.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 스왈로스)이 60홈런을 터트려 세번째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타격 10위 안에 브랑코와 발렌틴, 마튼(한신 타이거즈), 로페스(요미우리 자이언츠)까지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퍼시픽리그 홈런왕도 외국인 타자인 아브레유(니혼햄 파이터스·31개)에게 돌아갔다.
27일 현재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모두 외국인 선수가 홈런, 타점 1위를 지키고 있다. 센트럴리그 홈런은 발렌틴(11개), 타점은 마튼(32개)이 톱이다. 퍼시픽리그는 페냐(오릭스 버팔로스)가 10홈런, 23타점으로 1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외국인 타자 역대 타이틀 현황
타격=2004년 브룸바(현대) 3할4푼3리
홈런=1998년 우즈(두산) 42개, 2005년 서튼(현대) 35개
타점=1998년 우즈(두산) 103개, 2001년 우즈(두산)113개, 2005년 서튼(현대) 102개, 2008년 가르시아(롯데) 111개
장타율=2001년 호세(롯데) 6할9푼5리, 2004년 브룸바(현대) 6할8리, 2005년 서튼(현대) 5할9푼2리,
출루율=2001년 호세(롯데) 5할3리, 2004년 브룸바(현대) 4할6푼8리, 2009년 페타지니(LG) 4할6푼8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