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 23일 필라델피아전 이후 나흘 휴식후 낮경기에 등판하는 류현진으로선 이번 경기가 하나의 도전이었다.
이날 89개의 피칭 중 64개가 스트라이크였지만 구위가 그리 좋지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92마일(148㎞)이었지만 대부분의 직구가 87∼89마일(140∼143㎞)에 그쳤다. 직구 구위가 떨어졌고, 변화구 역시 제구가 좋지 않았다.
1회초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1회 징크스를 넘겼던 류현진은 2회초 투수인 호르헤 데라로사에게 안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2사 1루서 데라로사에게 유격수앞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유격수 저스틴 터너가 1루로 던진 공이 뒤로 빠지며 2,3루가 됐다. 이어 1번 찰리 블랙몬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만루가 됐고 이어 브랜든 반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3,4회를 삼자범퇴로 잘 막아냈지만 5회초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 1번 찰리 블랙몬의 우중간 2루타에 2번 브랜든 반스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땐 류현진이 공을 더듬는 실책으로 무사 1,3루. 아쉬운 수비로 1점을 헌납했다. 3번 카를로스 곤잘레스 타석 때 1루주자 반스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팀 페데로위츠의 2루 송구를 받은 유격수 터너는 1루까지 쫓아가 반스를 태그아웃시켰지만, 그사이 3루주자 블랙몬이 홈을 파고 들어 세이프. 끝까지 3루주자를 견제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6회초 수비의 연이은 실수로 힘을 잃은 류현진이 결국 무너졌다. 선두 5번 저스틴 모노에게 좌익선상 2루타부터 아쉬웠다. 좌익수 스캇 밴슬라이크가 흐르는 공을 잡아 곧바로 2루로 송구했는데 정확히 갔다면 아웃이 될 타이밍이었지만 공이 빠지며 세이프. 이어 6번 놀란 아레나도의 빗맞힌 타구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좌익수 밴슬라이크가 잡아 곧바로 홈으로 던졌는데 2루주자는 이미 3루에서 멈췄고, 오히려 1루주자가 그사이 2루까지 달려 어이없이 무사 2,3루가 됐다. 류현진도 사람이었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 어이없는 수비진의 실수까지 겹치자 흔들렸다. 7번 조시 러틀리지에게 던진 2구째 89마일(143㎞)의 직구가 가운데 높게 날아왔고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류현진의 올시즌 첫 피홈런이었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이 마운드로와 공을 받았다. 브랜든 리그로 교체.
류현진은 한국에서 뛸 때 4일 휴식보다는 5일 휴식후 등판이 많았고, 낮보다는 밤경기가 대부분이었다. 일주일에 6경기만 하는 스케줄에 낮경기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7년을 보낸 한국 스타일에 몸이 길들여졌다. 이젠 메이저리그 스타일에 몸을 맞춰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동-서부를 날아다니고 계속 이어지는 4일 휴식후 등판에 이동일엔 낮경기도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이겨내야 한다.
다음 등판은 오는 5월 4일 오전 8시10분에 열리는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다. 성적이 가장 좋은 5일 휴식후 등판이고 밤경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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