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9회 2사 만루'부터라는 말이 있다.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 장면이지만,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에겐 피하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다. NC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김진성이 이 순간을 이겨냈다.
김진성은 최경철을 상대로 파울 2개를 먼저 얻어내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때 LG의 3루주자 박용근이 도발을 했다. 김진성의 투구 동작 도중 홈스틸을 하는 모션을 보였다.
투수의 보크를 유도하려는 시도. 투수 입장에서 매우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진성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로 "프로 와서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좀 당황스러웠다"며 "이 역시 공부다.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초보 마무리'다. 지난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한 차례 실패했지만, 올해 다시 마무리로 재신임을 받았다. 그리고 29일까지 6세이브(1승2패)를 올리며 세이브 단독 3위에 올라있다. 두 차례 방출된 끝에 트라이아웃을 통해 NC에 입단, 새 야구인생을 살고 있는 그에게 이제야 '좋은 날'이 온 것이다.
김진성은 "이런 상황에서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김경문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일주일 전 끝내기 홈런 여파도 이겨낸 세이브였다. 그는 "그때도 공부가 많이 됐다. 어렵게 가야 하는데 너무 쉽게 갔다. 팀에 미안했다. 그래도 내겐 공부가 됐다"고 했다.
블론세이브에 대해선 지난해와 달리 '쿨'하게 넘기기로 했다. 지난해엔 팀 패배가 모두 자기 책임 같았다. 그 문제로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김진성은 "세이브 1위 (손)승락이형처럼 클래스가 다른 마무리투수들도 다들 블론세이브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후 짧은 인터뷰 시간에도 LG의 도발이 계속 잊혀지지 않는 듯했다. 김진성은 "갑자기 그렇게 나온 뒤에 가라앉히지 못해 내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 앞으론 시도도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마무리는 씩씩하게 던져야 한다. 다른 것보다 마무리투수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화가 많이 난다"고 강조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