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2사 2,3루서 LG 최경철이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김민호 코치와 주먹을 맞추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30.
이번 시즌 그렇게도 타선이 풀리지 않았던 LG 트윈스. 중요한 순간에 한방에 몰아서 터지려고 그동안 애를 먹였었나보다. LG가 여러 운좋은 안타들로 두산 베어스전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0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배했으면 3연패로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질 뻔 했지만 선발 우규민의 호투와 3회 한꺼번에 터져나온 3개의 행운의 안타의 힘입어 쉽게 경기를 풀었다.
승부는 초반 일찌감치 갈렸다. 2회 1사 1, 3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7번)가 기선을 제압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운이 좋은 타구였다. 이병규의 스윙은 완벽하지 않았다. 니퍼트의 바깥쪽 공을 가볍게 톡 갖다 맞혔는데, 절묘한 곳으로 날아갔다. 3루수 허경민의 오른쪽을 통과해 선상에 떨어지며 좌측 폴대 근처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이병규의 컨택트 기술 절반, 그리고 운 절반인 2루타였다. 코스가 워낙 좋아 1루주자 이진영까지 손쉽게 홈인했다. 올시즌 찬스에서 유독 무기력한 경기를 한 LG.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상대에 스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날 경기는 이병규의 행운의 적시 2루타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 한방이 LG에 긍정의 기운을 가져다줬을까. 3회에 완벽하게 터졌다. 시원한 장타들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상대를 더욱 약올리는 행운의 안타들이 연거푸 터져나왔다. 선두 오지환이 상대 수비진을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등장한 손주인은 니퍼트의 높은 공을 도끼로 찍듯 내리 찍었는데 깨끗한 좌전안타가 됐다. 여기까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무사 1, 3루에서 조쉬 벨이 친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떠 찬스가 무산되나 싶었다. 그런데 이 타구가 유격수도, 3루수도 잡을 수 없는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며 1타점 적시타가 됐다.
다음 행운의 주인공은 또다시 이병규(7번)였다. 박용택의 적시타와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3-0이 된 2사 1루 상황서 이병규가 친 빗맞은 타구가 또다시 좌익선상으로 애매하게 날아가며 2루타가 돼 2, 3루 찬스가 이어졌다.
최경철이 마지막 점을 찍었다. 적시타가 나온다면 5-0에서 7-0으로 달아나며 확실히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상황. 최경철이 친 타구는 그야말로 텍사스 안타의 정석격으로 우익수 민병헌 앞에 뚝 떨어졌다. 3회 터진 안타 6개 중 평범한(?) 안타는 박용택의 우전안타 1개 뿐이었다.
LG는 이번 시즌 투-타 엇박자로 고생중이었다. 타선이 터지는 날에는 마운드가 무너졌고, 마운드가 버티면 타선이 침묵했다. 찬스에서 잘맞은 타구들이 모두 야수 정면으로 가며 병살 공장의 오명을 써야했다. 하지만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확실히 운이 따랐다. 정타 여부 같은건 필요없었다. 상대 에이스 니퍼트를 무너뜨렸다는 자체가 LG에 중요했다. 여기에 투수진은 완벽한 투구를 했다. 이런 경기가 진작 한두번 나왔으면 LG의 시즌 초반 침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과연 이 행운의 경기로 LG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시즌 흐름은 이런 사소한 포인트에서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많이 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