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왜 양상문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나

최종수정 2014-05-11 17:06


양상문 MBC 스포츠+ 해설위원이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는다. LG는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 종료 후 양 위원과 감독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양 신임 감독은 시즌 초반 무너져가는 LG를 기사회생시킬 수 있을까. LG는 왜 반전 카드로 양상문 카드를 꺼내든 것일까.

김기태 감독 사퇴 후 양상문 선임까지

김기태 감독인 자진사퇴를 선언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11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조계현 수석코치가 팀을 지휘했다. LG는 무려 19일간 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다.

"감독 없는 야구를 그만하라"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LG는 침묵했다. 새 감독 선임에 관한 각종 루머가 나돌았지만 LG는 "절대 새 후보군과 접촉한 적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사실 LG 내부에서는 이번 시즌을 조계현 감독대행 체제로 마친다는 계획이 있었다. 김무관 2군 감독도 후보로 거론됐다. 내부 승격이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구단 최고위층에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메시지가 내려왔다. 조 수석코치도 "감독이 떠났는데,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무책임한 일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팔짱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LG는 감독대행 체제로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내부 인사에게 감독직을 맡기기도 힘들었다. LG는 급하게 새 감독 후보들과 접촉을 했고, 지난 8일 양 신임 감독과 처음 만나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구단은 비난 여론을 잠재울 베테랑 감독 카드가 필요했다. 양 신임 감독은 해설위원 활동을 하면서도 강력하게 현장 복귀 의지를 비쳐왔다.

LG, 왜 양상문인가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하는 일은 대단한 모험이다. 새 감독이 선수들과 팀 전반에 관한 파악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양 신임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단 이틀이다. 코칭스태프 인선도 해야하고 할 일이 산더미다. 감독 교체는 팀 분위기 전체를 뜯어고치는 일이다. LG가 새 감독 체제로 반전 분위기를 만들지, 아니면 더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지 지켜봐야 한다.

이 때문에 LG가 파격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다. 사실, 새 감독 선임 루머가 나왔을 때 가장 많은 얘기가 나온 사람이 양 신임 감독이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LG가 이번 시즌 투수력 부진으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기에 투수 출신 감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LG가 조계현 수석코치로 끝까지 밀고 가려 했던 이유도 조 수석코치가 명투수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양 신임 감독은 투수 조련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둘째는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최대한 이번 시즌은 변화의 폭을 줄이며 치러야 하는게 양 신임 감독의 숙제다. 그나마 해설위원 활동을 해오며 LG 뿐 아니라 국내 프로팀들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LG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정말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은 카드다. 과연 LG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양 신임 감독의 지도자 인생도 어떻게 바뀌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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