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과 노경은, 두 파워피처의 동병상련

기사입력 2014-05-14 06:53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무사 1루 두산 김현수 타석에서 SK 김광현이 보크를 범한 후 어이없어하고 있다.
문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13/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 SK 김강민이 좌월 투런포를 친 가운데 두산 선발투수 노경은이 허탈해하고 있다.
문학=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13/

두산 베어스 노경은과 SK 와이번스 김광현.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워피처다. 2년 전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던 노경은은 150㎞ 안팎의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을 갖고 있다. 여기에 구사비율은 높지 않지만, 낙차 큰 파워커브도 있다. 어느 하나도 공략이 쉽지 않은 구종이다.

김광현 역시 올 시즌 부활한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파워피처다. 공의 위력만큼은 최고수준이다. 150㎞가 넘는 패스트볼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명품이다. 두 선수 모두 소위 긁히는 날에는 정상적으로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약점도 있다. 제구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효율적인 피칭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투구수가 많이 늘어난다. 때문에 볼카운트가 몰리면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밀리는 경향이 많다.

13일 인천에서 열린 SK와 두산. 나란히 선발로 나선 두 선수는 동병상련이었다.

일단 결과만 보자. 김광현은 총 115개의 투구를 했다. 5⅔이닝 8피안타 2볼넷 6실점. 1회 집중타를 맞았다.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중월 2루타를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제구력의 불안이 드러나는 모습.

그리고 상황에 맞는 타격에 능한 칸투, 홍성흔, 양의지에게 연속으로 적시타를 허용하고 3실점했다. 모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길목의 볼 카운트, 아니면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맞은 안타였다.

3회는 더욱 아쉬웠다. 오재원에게 2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안타를 허용. 그리고 보크까지 범했다. 김현수에게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안타를 맞았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칸투와의 맞대결이었다. 김광현은 주무기 슬라이더로 1B 2S의 유리한 볼 카운트. 칸투는 김광현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 그런데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공이 원바운트 폭투가 됐다. 결국 1점을 헌납했다. 이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칸투를 삼진처리해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는 4, 5회 완벽한 투구롤 보였다. 특히 5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현수에게 연속 3개의 슬라이더로 삼진처리했다. 김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도저히 치기 힘든 각도를 형성했다. 후속타자 칸투도 몸쪽 150㎞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가볍게 삼진.

그러나 6회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선두타자 홍성흔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노련한 홍성흔이 정확히 김광현의 투구패턴을 예측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홈런이었다. 결국 공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제구력과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밀리면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두산 노경은은 더욱 아쉬웠다.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4⅔이닝 6피안타 4실점. 3회초까지 5-0의 넉넉한 리드. 하지만 승리투수 조건을 눈 앞에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두산 송일수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노경은은 3회 급격히 흔들렸다. 대부분의 타자들에게 1, 2구 모두 볼을 뿌렸다. 결국 9번 김성현에게 솔로홈런을 내줬고, 조동화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스캇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실점. 쉽게 승부하다 안타를 허용하고, 다시 어렵게 승부하려고 해도 제구력이 잡히지 않아 볼넷을 허용하는 악순환이 생기기 시작했다.

5회 또 다시 김강민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 노경은은 1사 이후 이재원에게 볼넷, 스캇에게 우선상 2루타를 허용하며 더 이상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했다. 최근 부진했던 노경은은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 하지만 두산 송일수 감독은 6-5, 1점차로 앞선 5회 1사 2, 3루 상황에서 더 이상 노경은을 믿을 수 없었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 150㎞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노경은은 149㎞. 그들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괜찮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승부처를 버틸 수 있는 테크닉이 부족했다.

특유의 강점인 구위로 세기의 약점을 극복하든지, 혹은 경기운용능력과 제구력 자체를 보완하든지 해야 한다. 두 파워피처의 숙제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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