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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발투수의 다른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이날은 선발 싸움에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노경은은 3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 2개 포함 10안타를 맞았는데 4회에만 8안타를 맞고 8실점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하지만 노경은의 경우, 커브를 구사하다 제대로 채이지 않아 공이 위로 높게 떴다가 포수에게 향하는 모습이었다. 2회 이종욱, 4회 나성범을 상대할 때 두 차례나 나왔다.
사실 커브 뿐만 아니라, 다른 공들도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직구는 한복판으로 몰렸고, 변화구는 밋밋하게 들어갔다. 그래도 공이 손에서 빠질 정도로 좋지 않았던 공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노경은은 올시즌 들어 커브를 재장착했다. 지난해 밸런스 문제로 커브 구사를 주저하면서 커브에 대한 감을 잃었다. 하지만 기존의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노경은은 포피치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다시 커브를 꺼냈다. 수싸움을 위해 구종을 늘리는 건 분명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건 이 공이 완벽히 자기 공으로 자리잡았을 때의 얘기다.
노경은은 이날 커브를 의도적으로 많이 섞는 모습이었다. 4회에는 나성범에게 던진 2구째 커브가 아리랑볼이 됐는데도 볼카운트 2B2S에서 또다시 커브를 선택했다.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밋밋하게 들어간 커브. 타격감이 좋은 나성범의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아 나갔다.
0의 균형을 깬 솔로홈런. 그리고 노경은은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생각한대로 투구가 안 되자, 다른 공까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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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선발 웨버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볼배합을 가져갔다. 웨버의 주무기는 커브다. 하지만 이날은 커브가 다소 높게 제구됐다. 노경은 만큼은 아니었지만,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들어간다면 맞기 쉬운 공이 커브다.
직구 역시 위력이 덜했다. 다소 밋밋한 감이 있었다. 결국 웨버는 변종 직구의 비율을 늘렸다.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을 적절하게 구사했다. 상대에게 몸쪽으로 변화가 심한 투심을 던지다가 바깥쪽으로 변화구를 넣는 '정석'같은 볼배합을 가져갔다. 타격감이 좋았던 두산에게 의외로 정석이 통했다.
웨버는 이날 102개의 공 중 컷패스트볼(팀에 따라 슬라이더로도 분류)을 32개, 투심패스트볼을 24개 구사했다. 포심패스트볼(20개) 대신 변종 직구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웨버의 경우,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빠르고 낙차가 큰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종이 약하다. 결국 변종 직구를 통해 타자의 배트를 조금씩 피해가며 커브의 위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웨버는 6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1점만을 내줬다. 타선의 화끈한 득점지원도 있었지만, 영리했다. 포피치를 고집한 노경은과 단조로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웨버의 차이는 컸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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