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무리 어센시오의 최적 활용법은?

기사입력 2014-06-12 18:09


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어센시오가 나바로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어센시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6.05

외국인 선수에게 공포의 시기가 찾아왔다.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형 외인선수' 나이트를 방출한 데 이어 한화 이글스도 외국인 투수 클레이를 퇴출했다.

시즌이 점점 중반을 향해 가면서 각 팀마다 결단을 내리는 시기다. 남아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입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만한 선수들이 꽤 있다. 시즌 도중에 짐을 싸고 돌아가지 않으려면 결국은 최선을 다해 가진 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없는 실력도 만들어내야 할 때다.

그런 면에서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어센시오 역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센시오는 올해 유일한 외국인 마무리 투수다. 다른 8개 팀은 투수를 모두 선발로 구성했지만, KIA 선동열 감독은 '마무리' 투수 어센시오를 영입했다. 팀 사정상 선발보다는 확실한 마무리를 구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수 년간 KIA의 행보를 돌이켜보면 꽤 타당한 선택이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계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마무리 투수의 부재였다.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유동훈이 부상을 계속 겪는 바람에 뒷문이 불안해졌다. 선발진은 일정부분 이상 경쟁력을 갖췄지만, 늘 뒤가 불안했다.

어센시오는 최적의 선택인 듯 했다. 전문 마무리였고, 구위도 뛰어났다. 경기에 투입돼서는 나름 자신감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어센시오의 입지가 줄어드는 형국이다.

11일까지 어센시오의 성적은 23경기에 나와 2승2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은 3.75다. 세이브 부문 4위에 랭크돼 있다. '아주 못한다'고는 평가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시즌 초반 기대치에 부흥하는 성적이라고도 할 수 없다. 3개의 블론세이브는 리그 공동 2위다. 하지만 이렇게 기대치에 비해 성적이 다소 부족한 면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 특히 올시즌과 같은 타고투저 분위기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팀별 마무리 투수들이 갖은 수난을 당하는 것을 보면 어센시오는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센시오의 등판 성향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IA의 한 코칭스태프는 "어센시오는 여간해서는 1이닝 이상을 맡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메이저리그 식으로 딱 9회에 나와 1이닝 마무리를 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우리 팀의 불펜 사정을 감안하면, 답답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어센시오는 23경기에서 딱 24이닝을 던졌다. 1이닝 이상을 던진 적은 5차례이고, 1이닝 미만 투구를 3회 기록했다.

KIA는 올 시즌 리그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11일까지 무려 6.64나 된다. 결과적으로는 어센시오가 등판 간격과 상황에 따라 최대 2이닝 정도라도 맡아줘야 할 상황이 반드시 있다는 뜻이다. 허약한 불펜보다는 차라리 어센시오가 조기 등판하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어센시오가 1이닝을 던졌던 5경기의 평균자책점은 3.52(7⅔이닝 3실점)였다. 시즌 평균자책점과 비교하면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어센시오에게 길게 던져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전략적인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어센시오의 올해 최다 투구수는 37개였는데, 베스트 컨디션이 유지되는 투구수는 대체로 30개 미만 선이다. 그런데 어센시오의 올해 이닝당 투구수는 17.1개로 나온다. 이렇게 보면 어센시오는 평소의 위력을 유지할 때 1⅔이닝 정도는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건 최대 한계치다. 자주 쓸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어센시오는 '1이닝'으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다. 자신도 살고 팀도 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다. 물론 어센시오의 '1이닝 이상' 활용법에 대해서도 KIA 벤치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하다. 정말 중요한 순간 꺼낼 수 있는 필승카드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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