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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LG 트윈스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이 감격의 무대를 밟는 선수가 있다. 포수 최경철이다. 2003년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니 정확히 12년 만에 올스타 선수가 됐다. 최경철은 9일 발표된 웨스턴리그(LG, NC, KIA, 넥센, 한화) 감독추천 선수로 최종 선정됐다. 웨스턴리그 감독이 소속팀 LG의 양상문 감독이라서 뽑혔다? 아니다. 베스트 11로 뽑힌 NC 다이노스 김태군 외에 다른 포수가 있어야 경기가 운영된다. 김태군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을 살펴보니 최경철의 성적이 여러모로 가장 좋았다. 또, 넥센 히어로즈 포수 허도환도 함께 뽑혔기에 최경철의 선발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물론, '올스타 최경철'이라는 문구가 어색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 아니라면, 지난해까지 그의 이름을 아는 팬은 많이 없었다. 데뷔 후 만년 백업 선수였다. SK에서 넥센으로, 그리고 지난해 LG로 트레이드 됐다. 백업 포수가 필요한 팀들이 그를 찾았지만, 그의 역할은 딱 백업일 뿐이었다.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하는 일이 잦았다.
올스타전 출전 최종 확정 멤버는 9일 발표됐지만, 양 감독은 사실 LG 야수 중 감독 추천선수들의 명단은 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결정을 했었다. 최경철과 이병규가 최종 낙점됐다. 경기를 준비하던 최경철에게 "축하한다"라는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인가"라는 답이 돌아오자 올스타전에 나가게 됐다는 사실을 귀띔해줬다. 최경철은 "정말인가"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다.
최경철은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라며 감격에 찬 표정이었다. 그동안 힘들게 야구를 했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최근 많이 지친 것으로 안다. 올스타전도 좋지만 쉬는 것이 우선 아닌가"라고 묻자 힘든게 대수냐는 듯 "올스타전인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경철이 올스타전에서 몇 이닝을 뛸 지는 모른다. 뛰는 시간이 길지는 않을 듯 하다. 하지만 1분을 뛰든, 1초를 뛰든 최경철은 인생 최고의 무대에서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게 됐다. 자신이 올스타로 선정됐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선수들이, 자신이 올스타로 선정됨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각자의 마음 속에 품고 경기에 임해준다면 한층 풍요로운 올스타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