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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요즘 피말리는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구단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집중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 때문에 집중력이 더 떨어진다.
그 즈음 히메네스의 경기 출전 의지가 약하다는 루머가 구단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일부 토종 선수들과 불화설도 돌았다.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은 히메네스의 무릎 상태를 두고 롯데 선수단 쪽에서 뛸 수 있다는 쪽이고, 히메네스는 뛰기 어렵다는 쪽이다. 히메네스의 무릎 연골이 정상이 아닌 것 맞다. 완전한 꾀병은 아닌 셈이다.
한 관계자는 히메네스의 무릎 상태라면 참고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히메네스가 의지가 약해서 경기 출전을 꺼려왔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히메네스가 구단 의료진을 먼저 믿지 못하기 때문에 더이상 뭐라고 해줄 말이 없다고 했다.
토종 선수였다면 통증 완화 주사를 맞고라도 경기 출전을 강행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간단한 시술로 염증을 긁어낼 정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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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몸이 아픈 걸 무릅쓰고 출전을 강행할 의지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12일 인터뷰 때 "나는 내 무릎을 지켜야 한다. 무릎을 더 다치면 여기서도 베네수엘라에서도 미국에서도 야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롯데 구단은 물밑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 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롯데 구단도 히메네스도 이번 일로 이미 상처를 받았다. 둘다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히메네스에게 이렇게 끌려가는 걸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었다. 7월 24일 웨이버 신청 마감 전에 교체했으면 됐다. 미리 준비하고 교체 결정을 내렸다면 히메네스는 이미 한국을 떠났을 것이다.
히메네스가 롯데와 계약하면서 받기로 한 총액은 30만달러(계약금+연봉)다. 그런데 실제 액수는 이것 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KBO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외국인 선수 연봉을 그대로 믿는 야구팬은 없다. 대부분 축소 발표했기 때문이다. 숙소와 통역 등 제반 경비까지 감안하면 히메네스에게 들어가는 돈은 5억원(추정) 이상을 훌쩍 넘을 것이다. 히메네스의 이번 시즌 개인 성적은 68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2리, 78안타, 14홈런, 55타점이다. 결장한 경기가 많고, 무릎 통증이 시작된 이후 타격감이 떨어진 걸 감안하면 출전한 경기에선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4~5월엔 제2의 호세로 불리면서 히메네스의 대형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았다.
히메네스는 이미 일본 니혼햄에서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금 이대로 롯데에서 끝낸다면 그는 국내야구와도 영원히 작별할 수밖에 없다.
김시진 감독은 히메네스의 복귀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자꾸 한다. 그런데 히메네스가 복귀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떠나는 것과 지금 상태로 그냥 떠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제대로 된 구단이라면 히메네스를 어떻게든 1군에 올려서 경기에서 유효적절하게 기용해야 한다.
요즘 롯데 타선엔 최준석 혼자 꾸준히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무게감이 떨어져 있다. 전력 보강이 힘든 상황에서 팀 성적을 최우선시한다면 물불을 가려서는 안 된다. 히메네스도 계약이 끝나면 그만이겠지만 자신을 올스타전 지명타자 1위로 뽑아준 롯데팬들을 감안해서라도 좀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울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