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얼음물 뒤짚어쓴 후 NC 선발 3인방 지목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4-08-26 18:17


◇26일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KIA전에 앞서 넥센 염경엽 감독, 이장석 대표, 주장 이택근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 참가를 하며 얼음물을 뒤짚어쓰고 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재밌을 것 같아서요."

넥센의 이장석 대표와 염경엽 감독, 주장 이택근이 26일 목동 KIA전에 앞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시에 참가했다.

이 대표는 4번 타자 박병호, 염 감독은 롯데 김시진 감독, 이택근은 KIA 이범호와 LG 최경철로부터 각각 지목을 받았다. 시원하게 얼음물 샤워를 했다. 특히 이 대표에 비해 염 감독과 이택근은 상대적으로 얼음물의 양이 많아 막판에 고통을 호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다음에 밝혀졌다. 이택근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다음 주자로 찰리, 에릭, 이재학 등 NC의 선발 3인방을 꼽은 것.

보통 지인들에게 바통을 넘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염 감독이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지목을 받은 이후 15년 넘게 지인으로 지내온 가수 이은미와 컬투 김태균에게 전화를 걸어 "지목을 할테니 준비를 하고 있어라"라며 미리 언질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택근은 야구계의 대표적인 마당발이다. 대학교까지 졸업했기에 친한 선후배가 누구보다도 많다. 그럼 이들 3명과의 친소 관계는 어떨까? 이에 대해 이택근은 "야구를 함께 하는 동료들이다. 그런데 딱히 친해질 기회는 없었다"며 미리 언질을 주었냐는 질문에 "당연히 하지 않았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다분히 '의도'가 보여지는 대목이다. NC는 25일 현재 넥센에 2경기차로 다가서 있다. 비교적 여유있게 시즌 2위를 확정지으려던 넥센은 지난주 NC에 2연패를 당하며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게다가 넥센은 올 시즌 이들 3명에게 철저히 당했다. 특히 찰리는 넥센전에 4번 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넥센이 NC에 올 시즌 3승11패로 철저히 눌리고 있는 것도 이들 3인방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이택근은 "별다른 의도는 없다. 좋은 기회를 함께 하려는 뜻이다"라며 "친한 선후배를 찾다보니 거의 다 한 것 같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NC 3인방을 지목하는 것이 어떻냐는 답을 들었다. 팬들에게도 재미를 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넥센은 지난해 막판 삼성과 1위 싸움까지 하다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화에 패배, 2위가 아닌 3위로 마쳤다. 또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초반 2연승을 거두다 내리 3연패를 하며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허무하게 끝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페이스다. 2위 수성 목표에 NC라는 난관을 만난 것. 3위에 그치면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한국시리즈 진출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2위와 3위의 차이가 얼만큼 큰지는 이미 지난해 처절히 경험했다. 이택근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얼음물을 뒤짚어 쓴다고 해도 경기력에 별다른 영향은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변수를 주기 위한 것이다. 2위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주장의 깊은 뜻을 넥센 선수들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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