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는 누구에게나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오죽 하면,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라는 토미 라소다 감독의 말이 두고두고 회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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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빨리 끝난 가을야구지만, 그들은 담담하게 후일을 기약했다. 배석현 단장의 눈가가 잠시 붉어지기도 했지만, 서로가 "내년에 더 좋은 팀을 만들자"며 격려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올시즌을 운영하며 '장기 레이스'임을 강조했고, 당장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또 팀에 위기가 왔을 때도 묵직하게 중심을 잡았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외풍에 흔들릴 여지가 많았던 NC를 붙잡은 건 역시 김경문 감독의 '뚝심'이었다.
구단도 이런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감독의 영역을 존중하고, 필요한 부분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한 명 추가 보유라는 신생팀 혜택의 마지막 해, 성적을 내기 위해 수준급의 외국인선수 선발 및 FA(자유계약선수) 이종욱 손시헌 영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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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에 대한 조기 재신임도 한 몫 했다. 김 감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올해는 NC 창단과 함께 3년 계약을 맺었던 김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 자칫 성적을 내기 위해 조급해질 수 있기에 구단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난 1월 중순 일찌감치 김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을 안겼다.
김 감독은 2016년까지 NC 지휘봉을 잡게 된다. 자연히 보다 폭넓은 시야로 팀을 운영하게 됐다. 그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수 차례 '미래'를 언급한 이유기도 하다.
'미래'를 보는 NC와 김경문 감독, 아픈 만큼 성숙해질 것
김 감독은 평소 포스트시즌 경험에 대해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이라고 말해왔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가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두고, 지난 3년간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올해 타격의 힘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삼성을 보며, 타자들 개개인이 차원이 다른 수싸움을 펼치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NC 선수들도 압박감이 큰 단기전 무대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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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한 경기도 중요하지만, 멀리 내다보고 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또한 박민우 카드를 끝가지 밀어붙이지 못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아쉬워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만의 '뚝심'은 충분히 힘이 있었다.
패배가 결정된 뒤 마지막 인터뷰, 그는 "아쉬운 부분을 준비해서 더 강하게 도전하겠다"며 "야구인들은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말로만 듣던 포스트시즌을 직접 경험했다는 게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눈은 벌써 '2015년'을 향해 있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