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새 사령탑이 된 김기태 감독. 김 감독의 영원한 야구 선배이자 핵심 참모인 조계현 LG 트윈스 2군 감독 역시 KIA의 수석코치로 한 배를 탄다. 밖에서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김 신임 감독이 조 신임 수석코치를 영입하는데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LG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의기투합했던 김 감독과 조 코치. 김 감독이 KIA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사람도 조 코치였다. 딱 한마디였다. "형님, 함께 하시죠"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조 코치는 LG의 2군 경기 일정이 끝난 후 사실상 '야인'이었다. 감독이 아시안게임 코치로 가있는 사이 LG는 2군 코치 6명을 경질했다. 조 코치에게 어떤 통보도 없었다. 조 코치와도 다시 2군 감독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 틈을 막내구단 kt가 노렸다. 투수쪽으로 잔뼈가 굵고, 선수단과 소통 능력이 좋은 조 코치를 2군 감독으로 영입하고 싶었다. kt가 정성을 다해 조 코치를 설득했다. 하지만 조 코치는 선뜻 kt쪽에 답을 주지 못했다. 야인으로 지내고 있는 김 감독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하지만 kt 2군 감독이라는 좋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도 힘들었다. 결국 조 코치는 김 감독을 찾아가 상황 설명을 했고, 김 감독도 "내 신경 쓰지 마시고, 훌륭한 업적을 남기시라"라며 응원을 해줬다. 조 코치도 마음의 정리를 하고 kt와 새출발을 하기 위한 준비를 어느정도 마친 상태였다.
이 때 최대 변수가 생겼다. 김 감독이 KIA 사령탑으로 선임된 것이다. 이 선임이 일찌감치 조율이 되고 예상이 됐던 것이라면, 김 감독도 조 코치에게 어느정도 얘기를 미리 건넸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 당일인 28일 자신이 감독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감독은 어안이 벙벙한 상황에서도 조 코치부터 찾았다. 자신의 야구를 펼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선배이자 친구였다.
조 코치의 마음도 복잡해졌다. 쉽게 말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였다. 결국 마음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결론은 '의리'였다. 광주행을 택했다. 가장 먼저 김 감독이 kt 조범현 감독에게 전화를 해 정중한 사과와 요청을 했다. 그리고 당사자인 조 코치가 29일 삼성 라이온즈와 kt의 연습경기가 진행중인 대구로 갔다. 조 감독을 만나 사정 설명을 하고, 사과를 하기 위해서였다. 조 감독 뿐 아니라 kt 고위 관계자들까지 아쉬움을 나타냈다는 후문. 하지만 kt에서 넓은 아량으로 조 코치를 보내주기로 했다. 김 감독과 조 코치의 인연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에 이어 광주까지 찾아 김 감독과 KIA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조 코치는 "힘든 결정이었다"라고 말하면서 "kt 구단에서 정말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다. 이 못난 사람을 좋게 평가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라고 거듭 얘기했다. 조 코치는 "나는 항상 순리대로 살아온 사람이다. 다른 이해관계 따지지 않고, 조계현이라는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해야 맞는지에 대한 생각만 했다. 다시 김 감독님과 뭉치게 됐다. KIA에서도 기적을 일으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