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상을 받은 삼성 이승엽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KBS 2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선수와 감독, 코치, 그리고 야구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 한 해를 마감하고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10개 부문 포지션별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올 시즌 프로야구를 취재, 중계한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투표로 선정됐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배우 이정진, 한정수, 류승수, 김영호, 김소현을 비롯해 방송인 구지성, 가수 신혜성, 슈퍼주니어의 강인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시상자로 나섰으며, 레인보우, AOA, 에이핑크 등 인기 걸그룹의 축하공연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더욱 화려하게 빛냈다.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된 선수에게는 ZETT에서 제공하는 선수용 글러브 포함 3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과 나이키에서 제공하는 100만원 상품권이 수여된다. 페어플레이상에는 트로피와 상금500만원,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에서 선정한 '골든포토상'에는 실물크기의 대형 액자로 제작된 본인 사진과 함께 니콘 디지털카메라,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에는 트로피가 수여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2.09.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라이언킹'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손에 든 금색 글러브,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듯 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8)이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대인 9번째 골든글러브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말했다. 솔직한 이승엽의 심정. "올해만큼 긴장되고 떨렸던 적이 없습니다. 기쁘고, 감격적입니다."
이승엽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에서 압도적인 득표로 수상자가 됐다. 총 유효표 321표 중 301표(득표율 93.8%)를 받았다. 경쟁 상대인 두산 베어스 홍성흔(12표)이나 KIA 타이거즈 나지완(8표)과는 비교조차 안됐다. 그만큼 올해 이승엽의 활약이 강렬했다는 뜻이다.
이승엽은 올해 3할8리에 32홈런 101타점으로 역대 프로야구 최고령 '30홈런-1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삼성의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주역으로 후배 사자들을 이끌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황금장갑 콜렉터'라는 새 별명을 갖게 됐다. 골든글러브를 9번이나 수상해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됐다. 이전까지는 이승엽을 비롯해 한대화, 양준혁이 골든글러브 8회 수상으로 공동 1위였다.
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이승엽은 여느 때와 달리 상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전에는 늘 '상을 받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골든글러브는 좀 다른 것 같다. 계속 긴장이 되고, 만약 오늘 상을 받는다면 어떤 상보다 큰 가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시상식에서 이승엽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만면에 미소를 가득 지은 채 당당히 무대 위로 올랐다. 수많은 후배들이 꽃다발을 들고 나와 이승엽에게 축하를 건넸다.
이승엽은 "올해로 프로 20년째인데, 20년을 마감하는 뜻깊고 고마운 상이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2014년에 좋았지만, 팬들이 늘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2015년에도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못돼 미안했다"면서 "아들! 아빠 상받았다"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아내 이송정씨에 대해 "사랑합니다"라며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시상식을 마친 이승엽은 좀 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휴우~"라며 크게 한숨부터 쉬었다. 이어 "이제야 긴장이 좀 풀리는 듯 하다. 아까는 너무 떨렸다.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해만큼 긴장되고 떨렸던 적이 없다. 그만큼 기분이 좋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수상 소감에서 아들들을 언급하며 살짝 울컥했던 이유에 대해 "사실 어제 작은 아들 얼굴에 꽤 큰 상처가 났다. 늘 도움을 못주는 아빠였는데, 가족에게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고 털어놨다.
9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승엽은 여전히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은 "데뷔 20년차인데, 점점 더 야구가 좋아진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니 매 타석이 소중해지는 것 같다. 그만큼 더 신중하고 열심히 하겠다. 내년에도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 또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도 또 받을 것 같다"며 '10번째 골든글러브'와 '5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