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최고참 포수 현재윤(35)은 선수 은퇴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잡아줄 때 은퇴하고 싶었다. 엄마는 아들이 1년 정도 더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스포츠조선DB
"어느 순간부터 후배 투수들에게 힘이 되지 못하는 구나. 손가락의 통증 때문에 겁이 났다. 이제 운동을 그만 두어야 겠다."
LG 트윈스 최고참 포수 현재윤(35)은 선수 은퇴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잡아줄 때 은퇴하고 싶었다. 엄마는 아들이 1년 정도 더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윤은 이번 2014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결심했다. 김정민 LG 배터리 코치를 찾아가 심경을 고백했다. 김 코치는 아직 팀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며 만류, 다시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돌려보냈다. 현재윤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포수는 투수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글러브를 껴야 하는 왼손 엄지가 아팠다. 공을 잘못 받을 때 그 고통은 수술 이전 같이 엄청났다. 겁이 나서 자신이 없었다." 포수 출신의 한 지도자는 "현재윤이 받았을 통증의 정도는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윤은 2013시즌 중반 엄지 인대 수술을 받았다. 엄지를 받쳐주는 양쪽 인대가 끊어졌고, 손목 인대를 떼어내서 붙였다. 긴 재활을 마치고 올해 복귀, 14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공을 잘못 받았을 때 엄지에 그대로 통증이 찾아왔다. 부상의 트라우마가 그를 겁먹게 만들었다. 미트질이 매끄럽지 않았다. 투수들은 금방 알아챘다. 투수들은 볼을 던져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줄 수 있는 포수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한다. 그런데 현재윤은 낮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경우 미트질이 생각 처럼 되지 않았다. 그는 그때 이미 은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현재윤은 가진 재능을 맘껏 꽃피우지 못한 불운한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그는 큰 덩치는 아니지만 매우 재능있는 포수로 꼽혔다. 누구보다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했고, 영리하게 투수를 리드했다. 하지만 계속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엄지는 고질적이었고, 햄스트링도 아팠다. 김정민 코치는 "재윤이가 긴 재활을 하다 스스로 지쳤다. 만류했지만 확고했다"고 말했다. LG는 2015시즌 최경철과 윤요섭이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경합하게 된다. 또 넘버3를 놓고 조윤준 유강남 등이 경쟁해야 한다.
현재윤은 제2의 인생으로 새롭게 마이크를 잡고 싶다고 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도 은퇴하고 나면 야구해설가가 꿈이었다. 현재윤은 말을 매우 조리있게 잘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그동안 포수 출신의 해설가는 흔치 않았다. 현재윤이 마이크를 잡는다면 좀 다른 시각의 해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야구는 아파서 맘껏 못 했다. 그런데 해설은 정말 잘 하고 싶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