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문에 지는 경기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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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은 개막전에 앞서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뛸 것이라고 선언했다. 탁월한 수비력이 이유였다. 넓은 수비범위와 빠른 풋워크, 좋은 어깨 등 유격수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수비폭만 놓고 보면, 강정호보다 앞선다는 평가다.
'포스트 강정호'가 되기 위한 준비는 치열했다. 그는 "작년엔 정말 멋모르고했다. 올해는 캠프 때부터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지 생각하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비는 자신 있었지만, 세밀하게 배우진 못했다. 프로에 와서 홍원기 코치님께 배우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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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당장 강정호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염 감독은 캠프 때에도 타격에 힘이 들어가는 김하성을 불러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줬다. 염 감독은 수비나 주루에서 투지가 넘치는 정근우(한화 이글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프로 초창기 정근우 같은 스타일로 시작해 점차 몸을 키워 몇 년 뒤에는 강정호 같은 장타력을 뽐내길 원하고 있다.
김하성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정호형을 따라가려고 한 건 아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기면, 정호형 같은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 강정호처럼 뛸 수는 없다. 이젠 그도 정확한 방향성을 잡았다. 김하성은 "내가 해야 할 건 수비와 주루다. 타격은 연차가 쌓이면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수비에서 실책 15개 이하, 타석에선 자신감 있게 하는 게 목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정호와는 여전히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다. 닮고 싶은 롤모델의 후계자로 낙점된 김하성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