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지 않는 옷을 입은 마냥 현상황이 어색하다. 아무리 봐도 자신의 타격성적이라고는 본인도 그렇고, 팬도 믿지못할 수준이다. 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이 집단 늪에 빠져 있다. 타고투저의 광풍이 올해도 여전한 가운데 이들의 부진은 더 도드라진다. 두산 홍성흔, KIA 나지완, LG 이진영, NC 손시헌은 개막한 지 한달 보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다. 한화 이범호, 삼성 박석민, NC 이종욱, SK 박정권 등도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더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인데 동반 부진이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1사 1,3루서 두산 홍성흔이 삼진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0.
홍성흔은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올시즌 타율 0.236 1홈런 16타점이 그의 성적이다. 프로 17시즌 통산타율이 0.302인 홍성흔이다. 2008년 이후에는 2할9푼 아래로 시즌타율이 내려간 적이 없다. 불과 지난해에도 0.315에 20홈런 82타점을 기록한 홍성흔이다. 2012년 6월 9일 늑골부상으로 2군에 간 지 약 3년만에 다시 2군행. 2군에서 추스린 뒤 다시 힘을 내라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배려이자 질책이다. 한화 정근우도 힘겨운 2015년을 보내고 있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한화에서 정근우는 더 큰 역할을 해줄거라 여겨졌다. 올시즌 타율 0.210, 2홈런 11타점. 개인통산 타율이 0.298인 정근우답지 않다. 19일 인천 SK전에서는 대타로 교체되기도 했다. 타격부진이 이유였다. 치욕적인 상황이다. 하악골 부상으로 복귀 시기를 당기면서 체중이 불고 경기감각이 떨어져 적응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꽤 시간이 흘렀는데 정상 페이스를 잃은 상황이다. 지난 5일 kt전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8일 두산전에서 4타점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후 9경기 동안 타점은 없고, 33타수 5안타(0.156)에 그치고 있다.
◇한화 정근우.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5.05.07
KIA 나지완은 2군에도 다녀왔지만 크게 나아진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다. 타율 0.168, 1홈런 6타점. 나지완은 통산타율이 0.274이고 지난해에는 타율 0.312에 19홈런 79타점을 올렸다. 8시즌을 뛰면서 올해만큼 힘든 해가 없다. 타순도 내려보고 지명타자로 출전하기도 하지만 백약이 무효다. NC손시헌의 부진도 골이 깊다. 올시즌 타율 0.157에 3홈런 15타점. 내야수비에 대한 기여도가 크기에 출전은 꾸준하다. 김경문 NC감독은 "안 맞을 때도 있다. 어느 시기가 되면 (손)시헌이가 쳐줘서 이기는 경기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하지만 속이 편할 리 없다. 손시헌의 개인통산 타율도 11시즌 동안 0.263이다.
롯데와 KIA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1루 KIA 나지완이 1루주자 필이 2루 도루를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5.05.19/
한화 이범호도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올시즌 타율이 0.239로 처져 있다. 개인통산 0.266이다. 2004년 이후 개인으로선 최악의 타율이다. 삼성 박석민도 최근 타격페이스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시즌 0.268에 5홈런 28타점인데 중심타자 역할을 소화해줘야 할 박석민이 주춤하니 최강 삼성도 타선의 흐름이 흐트러지고 요즘엔 지는 횟수도 늘었다. 박석민은 최근 10경기에서 홈런은 없고 29타수 7안타(0.241)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통산은 타율이 무려 0.292다. NC 이종욱(0.246)과 SK박정권(0.257)도 지난해 빼어난 시즌을 보낸 터라 올해 기대가 컸지만 성적이 별로다. 아직은 5월 중순이다. 얼마든지 치고 올라올 여지는 있다. 베테랑의 힘이 빠지면 감독들은 난감할 수 밖에 없다. 함부로 빼기 힘들다. 보통은 믿고 기다려 주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팀은 좀체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