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원투펀치가 나란히 2군에 내려가 있는 유일한 팀은 선두 NC다. 이재학에 이어 찰리마저 지난 31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둘다 부상 때문이 아니다. 구위저하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투수 2명인데 올시즌 약속이나 한듯 부진하다. 주축 선발 2명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으면 팀은 혼돈속에 빠져야 하는데 NC는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지난 31일 KIA전에서 승리하며 5월에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20승1무5패)의 기염을 토했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워에 박민우 김종호 지석훈 등 상하위타선이 고루 터지고 있다. 발로 뛰는 기동력 야구는 늘 타선에 긴장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상대팀은 NC타선이 부담스럽기만 하고, 반대로 상대 타선은 NC의 촘촘한 수비라인이 껄끄럽다. 손민한 박명환 등 고참투수들이 어려울때마다 돌아가면서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 그렇게 NC는 '악으로 깡으로' 버텨 선두를 지켰다. 김경문 감독은 "5월에 이같은 호성적을 올릴 줄 몰랐다"고 했다. 이제 본격적인 순위다툼이 벌어지는 6월로 접어든다. NC가 고공행진을 하려면 이재학과 찰리가 하루빨리 구위를 회복해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찰리를 2군으로 내리면서 "갈때는 쉽게 (2군에) 가도, 함부로 1군에 올라올 순 없다"고 말했다.
◇LG와 NC의 2015 KBO 리그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지난 5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NC 이재학이 LG 한나한의 평범한 땅볼타구를 잡아 악송구를 범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올시즌 3년연속 두자릿수 승수 달성 기대를 모았던 이재학이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5.05.14/
꿈같은 5월을 보냈지만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방망이가 한결같을 수는 없다. 업다운 사이클이 있다. 이미 4월말과 5월초 중심타선의 동반침체를 경험했던 NC다. 당시 답이 나오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불펜진 피로도가 걱정인 NC다. 선발야구가 절실하다. 이재학은 올시즌 10차례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성적으로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매번 경기초반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직구와 체인지업 두피치 스타일인 이재학은 올시즌에 앞서 슬라이더를 장착하려 했지만 실전에선 요긴하게 써먹지 못했다. 밸런스가 흔들려 직구구속이 130㎞대 중후반으로 감소하고 제구마저 악화됐다. 이번 주말쯤 1군복귀가 유력한데 하루빨리 예년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추스리는 것이 급선무다.
◇5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NC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LG 정성훈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NC 찰리가 아쉬워하고 있다. 한때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정도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5.13.
찰리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12경기 선발등판에 4승5패 평균자책점 5.74. 퀄리티 스타트는 1차례에 불과하고 자주 난타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구 구속이 3~4㎞ 감소됐는데 지난 2년간 슬로우스타터로 5월이 되면 구위가 올라왔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충분히 기회를 줬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선발투수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찰리에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찰리의 연봉은 100만달러, 하지만 몸값이 찰리의 절반인 해커는 6승1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어렵사리 재계약에 성공한 해커는 이를 악물고 던졌고, 국내리그에서 노히트노런까지 기록한 찰리는 현실에 안주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3년차로 접어들면서 투구 패턴이 읽혔다는 부분은 국내선수나 외국인선수나 투수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변명거리가 못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