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 오현택의 강렬함, 두산 중간계투의 반전

기사입력 2015-06-15 06:48


두산과 NC의 2015 KBO 리그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만루 두산 함덕주가 NC 테임즈를 삼진 처리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14/

6일 현충일을 맞아 서울 목동구장에서 KBO리그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오현택이 5회 마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06

두산 입장에서는 기대치 못한 반전이었다. 함덕주가 시작했고, 오현택이 이어갔다.

올 시즌 두산 불펜의 잔혹사는 계속됐다.

두 차례의 믿기지 않는 역전패가 있었다. 5월14일 인천 SK전에서 5회까지 7-1로 앞서다가, 결국 9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8대9로 패했다. 지난 6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에이스 밴 헤켄을 4이닝 9실점으로 잘 공략했지만, 결국 7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10회 김하성의 끝내기 홈런을 맞고 쓰러졌다. 두 차례의 역전패를 제외하더라도, 뼈아픈 뒷심 부족의 패배가 많았다.

두산의 중간계투진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럴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 차례의 위기도 끊을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었다. 결국 승부처에서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기흐름을 내주면서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14일 잠실 NC전에서 두산의 중간계투진은 두 차례의 반전이 있었다.

4-2로 앞서 있던 7회. 선발 유희관은 호투했다. 하지만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간 시점에서 위기를 맞았다. 2사 1, 3루의 상황. 나성범과 테임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좌완 함덕주를 투입시켰다. 힘이 떨어진 유희관이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함덕주는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워낙 투구폼 자체가 부드러운데다, 구속과 타자의 수싸움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기복이 심했다. 경험의 부족 때문이었다. 볼끝이나 제구는 수준급이었지만,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지면서 경기력 자체가 많이 흔들렸다.


첫 타자 나성범. 1, 2구를 모두 바깥쪽 예리한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계속 바깥쪽을 공략했지만, 나성범은 만만치 않았다. 커트를 계속 했고, 1루 주자 박민우는 마운드를 흔들기 위해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결국 9구째 볼을 던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그동안 볼넷 허용 후 뼈아픈 안타를 맞는 패턴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함덕주는 테임즈를 맞아 1, 2루 모두 볼을 던졌지만, 3, 4, 5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으며 삼진 처리했다. 특히 힘있는 패스트볼로 정면승부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에 테임즈는 반응하지 못한 채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함덕주가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상징과 같은 장면.

하지만 함덕주는 여기까지였다. 8회에도 등판했지만, 이호준에게 볼넷, 이종욱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또 다시 두산은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 때 오현택이 등장했다.

무사 1, 2루에서 NC 벤치는 교체로 나온 박광열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실패. 결국 번트 앤 슬래시를 시도하다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다. 한숨을 돌린 오현택은 특유의 왼쪽 타자 바깥에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급격하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대타 조영훈을 삼진처리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최재원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자신감을 얻은 두산은 8회 대타 정진호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선발 유희관과 정진호의 적시타도 강렬했지만, 기본적으로 불펜에서 맹활약한 함덕주와 오현택이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들이었다.

그동안 두산 중간계투진은 난타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윤명준 함덕주 노경은 등의 구위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경험과 경기운용의 문제였다.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투수 조장 이현승이 부상 끝에 불펜진에 합류했다. 오현택 역시 구위를 가다듬고 1군에 합류했다.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단계다. 이 시점에서 함덕주와 오현택의 승부처 호투는 의미가 깊다. 두산의 약한 중간계투진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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