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삭스의 '45번'이 은퇴한다. 앞으로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등번호 '45번'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영구결번이 됐기 때문이다.
레드삭스 구단은 22일(한국시각) '45번'의 주인이었던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45번'을 '은퇴'시킨다고 발표했다. 영구 결번 선언이다. 보스턴 구단 홈페이지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이날 "보스턴이 7월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에 앞서 마르티네스의 등번호인 '45번'의 영구 결번식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보스턴의 영구 결번 은 9개로 늘어났다.
이미 공식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45번'은 사실상 지난 11년간 반 영구결번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마르티네스가 2004년 뉴욕 메츠로 입단한 뒤 이 번호를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레드삭스 영광의 주역이었던 '외계인' 마르티네스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후배 선수들은 물론 구단 역시 45번을 늘 비워두고 있었다.
마르티네스는 현역 시절 작은 체구(1m80, 88㎏)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강속구와 현란한 체인지업을 뿌려대며 세 번의 사이영상을 받았던 전설의 투수다.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강력한 구위로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통산 219승에 3154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마르티네스는 특히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시즌 동안 보스턴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마르티네스의 가장 빛나는 업적은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보스턴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보스턴의 '밤비노의 저주'를 깬 86년 만의 우승이었다. 더구나 마르티네스는 뛰어난 실력 못지 않게 동료들에게도 큰 신망을 얻었던 선수다. 이로 인해 지난 1월에 발표된 '명예의 전당' 헌액자 투표에서도 무려 91.1%의 득표율로 처음 후보에 올라 헌액자로 선정됐다.
결국 보스턴 구단도 이에 대한 예우의 의미로 마르티네스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에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