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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이기겠다고? 무슨 자신감이지?"
-동생의 신인 지명을 앞두고, 형으로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같이 시합을 하며 1년동안 여러 상황들을 이겨냈었다. 한 번은 전국대회 예선전이라 3학년인 나는 등판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경기장에 나갔다. 그런데 선발투수가 무너지고, 중간에 나갓던 동생마저 흔들렸다. 1점차로 지고 있었고 동생이 만든 큰 위기 뒤에 내가 어쩔 수 없이 등판했다. 그리고 잘 막아냈던 기억이 난다. 분명 나는 동생에게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게 잘하라"라는 당부를 했었는데….(웃음)
-형이 냉정히 평가하는 투수 박세진은?
나는 죽어도 가질 수 없는 좌완이라는 무기가 있다. 체격적으로도 탄탄해보일 수 있는 몸이다. 투수로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격도 갖고있다. 마운드에서 지난 일들을 잘 털어버리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성격이다. 너무 잘하려는 부분이 마운드에서 드러나는데, 이 부분만 잘 컨트롤하면 좋은 프로 선수로 성장할 것 같다.
-형제가 정반대다. 홀쭉이와 뚱뚱이, 우완에 좌완, 내성적인 성격에 적극적인 성격이 극명히 대비된다. 어찌된 일인가.
왼손, 오른손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다. 다만, 체구는 어릴 때는 비슷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차이가 꽤 크다. 성격은 어릴 때부터 나는 신중하고 생각을 여러번하는 성격이었던 반면, 동생은 매사 적극적이고 과감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공교롭게도 kt가 두 형제를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문시켰다. 같은 팀에서 생활했다면 어땠을까.
내가 트레이드로 롯데에 오지 않았다면 같은 팀에서 뛸 수 있었겠다고 생각은 해봤다. 하지만 그게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딱, 이런 이유라고 찍어 말할 수는 없는데 프로 생활을 해보니 확실히 느낀 건 둘이 한 팀에 있었다면 서로 불편했을 것 같다.
-동생은 형과 맞대결을 한다면 꼭 이기겠다고 했다. 형의 각오는?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얘기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웃음) 나 역시 동생을 만난다면 봐주는 건 없다. 무조건 꼭 이길 것이다.
-프로에 먼저 데뷔한 선배로서, 동생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항상 고등학교 때의 그 절실한 마음, 프로 지명을 꼭 받겠다는 그 강한 마음을 잊지 않고 노력한다면 더 좋으 것 같다. 더불어 우리 형제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함께 좋은 투수로 성장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