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BO리그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KIA 마무리 윤석민이 SK 9회초 1사 1루에서 조동화에게 진루타를 허용하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26/
8월 중순까지만 해도 KIA 타이거즈는 5위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었다. 전력의 기본인 마운드, 선발과 불펜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팀 타율이 낮았지만 순도 높은 집중력, 응집력이 있었다. 시즌 내내 중위권을 지켰던 한화 이글스가 크게 흔들리고, SK 와이번스가 주춤할 때 타이거즈는 꾸준했다.
추락은 한밤의 도둑처럼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 8월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이 시작이었다. 4-1로 리드하던 KIA는 8회말 1점을 내줬다.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마무리 윤석민이 통한의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올시즌 몇차례 끝내기 승을 거두기도 하고, 내준적도 있지만, 시즌 후반 9회말 역전패는 뼈아팠다. 이날 KIA 선발 홍건희는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끝내기 패배의 후유증은 오래갔다. 8월 26일 SK전부터 9월 6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1경기에서 2승(9패)에 그쳤다. 시즌 최다인 6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부진에 빠지면서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7일 현재 58승64패, 승률 4할7푼5리, 7위. 한화에 1게임, 롯데 자이언츠에 반게임 뒤져 있다. 비슷한 시기에 한화까지 주춤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7~8위에 처져 있던 롯데가 기세좋게 치고 올라왔다.
힘을 잃어버린 타이거즈는 재도약이 가능할까.
시즌 내내 부진했던 타선도 문제지만, 마운드 재건이 관건이 될 것 같다. 지난 11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6.68. 5위 경쟁팀인 한화(4.92), 롯데(3.97)에 크게 뒤진 것은 물론, 이 기간 KBO리그 10개 팀 중 꼴찌였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6.35, 불펜진이 7.06을 찍었다.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홍건희가 한화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청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9.01/
특히 선발 투수들의 역할에 아쉬움이 컸다. 지난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8월 25일 임준혁이 SK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후 11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제로'다.
에이스 양현종은 지난 8월 28일 kt전에 등판해 상대 타자의 타구에 맞아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된데 이어, 지난 2일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했다. 한화전 때는 투구수가 많아 추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2선발 조쉬 스틴슨은 8월 29일 넥센전에서 5⅓이닝 4실점, 지난 3일 롯데전에서 6이닝 6실점(4자책)했다.
임시 선발로 투입된 임기준은 5일 삼성전에서 5⅓이닝 4실점, 유창식은 6일 삼성전에 나서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기존 투수들이 압도적인 투구를 하지 못한 가운데, 새 얼굴들의 기대 이상의 호투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