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로 끝난 SK 가을잔치 희망 약속했다

기사입력 2015-10-07 23:21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말 2사 만루서 결정적 실책으로 패배한 SK 김성현 등 선수들이 고개숙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07.

야구엔 100%가 없다. 수많은 경우의 수, 가정, 환희와 아쉬움이 응축돼 있다. '독한 관전평'은 승리팀이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 채워야할 부분을 들여다 본다. '착한 관전평'은 진 팀의 아쉬움 속 진한 여운을 헤아린다. 가을 잔치에 초대된 팀들은 한 시즌 칭찬받아 마땅한 시간들을 보냈다. 그들의 진한 땀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편집자 주>

후회없는 승부였다. 정규시즌 5위를 어렵게 결정짓고 며칠 쉬지도 못하고 나선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내일이 없는 경기, 패하면 탈락의 벼랑 끝 승부. SK 선수들은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11회말 수비가 더욱 아쉬움으로 남을 지도 모른다. 11회말 유격수 김성현의 끝내기 실책이 나오는 순간, 그라운드에 남아있던 SK 선수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시리즈 탈락의 현장서 수없이도 봐왔던 패자들의 눈물. SK의 눈물이 더욱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려운 레이스를 펼치면서도 마지막까지 열정과 승부근성을 보여주며 포스트시즌에 올랐기 때문이다.

패전을 안은 정우람은 모두가 감싸줘야 할 선수다. 비록 2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9회 2사후 마운드에 올라 남아있는 악을 모두 썼다. 연장 11회말 1사후 김민성과 스나이더의 연속 2루타는 실투에 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넥센 타자들의 노림수가 적중했을 뿐이다. 마지막 윤석민의 플라이 타구를 김성현이 놓쳤지만, 깊은 수비를 하고 있다 이를 악물고 전력으로 달려나오며 최선을 다했다.

김용희 감독은 7명의 투수를 썼다. 투수를 교체할 때마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고독한 자리. 정규시즌서 후반기 중반까지 김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다. '시스템 야구'를 천명했던 김 감독의 위기는 투수 교체 부분에 대한 부분이 컸다. 그러나 이날 선발 김광현을 5회까지만 쓰고, 또다른 선발요원 켈리를 올린 타이밍은 적절했다. 비록 켈리가 3-1로 앞선 7회말 동점을 내줬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김광현+켈리' 전략은 일찌감치 공개했던 카드다. 켈리 이후의 불펜 운영도 기민했고 적절했다.

SK의 2015년 드라마는 해피엔딩은 아니다. 그러나 정규시즌 마지막과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경기서 보여준 열정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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