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가 타이어뱅크와 타이틀 스폰서십을 체결하면서 포스트시즌에 특별한 장면이 생겼다. 매경기 MVP를 선정해 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교환권을 줬다. 올해 포스트시즌 주인공은 두산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무려 14경기를 치렀다. 그중에서 10승을 따냈다.
두산선수들은 10개의 타이어교환권을 가져갔다. 이중 니퍼트가 3개의 교환권을 가져갔다. 플레이오프 1차전 완봉승, 플레이오프 4차전 7이닝 무실점 선발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을 했다. 세번째 데일리MVP 수상 자리에선 "타이어 가게를 하나 차릴 생각"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시리즈 4차전 MVP 두산 민병헌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30.
니퍼트의 계속된 수상에 두산 김현수는 "또 받았냐"며 웃었고, 민병헌은 "타이어 필요없다. 우리팀 우승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민병헌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2타수2안타 1타점)과 한국시리즈 4차전(3타수 3안타 1타점) 등 두차례 타이어교환권을 타갔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대타 끝내기의 주인공 박건우, 준플레이오프 4차전과 플레이오프 5차전의 주인공인 '부상투혼' 양의지, 한국시리즈 3차전 7⅔이닝 1실점 장원준, 한국시리즈 5차전 6이닝 2실점 유희관까지.
'두산 타이어스'라 불릴만 하지만 이들에게 포스트시즌 데일리 MVP 부상은 상징물일 뿐이다. '큰경기 스타일'은 선수의 그릇을 구분하는 잣대다. 큰 경기일수록 몸이 더 유연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집중력이 높아지는 이들이 있다. 큰경기에 강한 이들이다. 그냥 만들어지진 않는다. 누구나 크든 작든 계기가 있다.
24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플레이오프 5차전 MVP 두산 양의지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4.
SK 김광현은 양현종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이번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유력하다. 김광현은 2007년 입단 첫해 부진하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로 나서 호투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 주니치를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에 모처럼 초대형 투수가 탄생했다"며 극찬했다. 이후 김광현은 부동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 선수들은 돈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면서 체력고갈로 인한 고통을 팀정신으로 이겨냈다. 동료애와 할수있다는 자신감, 부상투혼을 통한 악바리 근성도 키웠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은 제각각의 자리에서 맹활약했다.
큰 무대가 선수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이루말할 수 없다.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는 얘기는 어찌보면 잔인하다. 하지만 부담을 이겨본 선수들은 그 다음 나아갈 길을 안다. 대스타들은 "말로는 설명 못한다. 그곳에 서본 사람만이 아는 기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두산이 더 무서운 팀으로 발전할 듯 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2015 포스트시즌 두산 MVP클럽
준PO 1차전MVP 박건우 대타 끝내기안타
준PO 2차전MVP 민병헌 2타수2안타1타점
준PO 4차전MVP 양의지 5타수3안타 1타점
준PO MVP 이현승 1승2세이브(평균자책점 0)
PO1차전MVP 니퍼트 완봉승 6탈삼진
PO4차전MVP 니퍼트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PO5차전MVP 양의지 3타수1홈런2타점
PO MVP 니퍼트 2승
KS2차전MVP 니퍼트 7이닝 무실점
KS3차전MVP 장원준 7⅔이닝 1실점
KS4차전MVP 민병헌 3타수3안타 1타점
KS5차전MVP 유희관 6이닝 2실점
KS MVP 정수빈 14타수8안타 5타점 0.571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플레이오프 4차전 MVP 두산 니퍼트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