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괴물 고교생', 일본 나타카 쇼와 박병호

기사입력 2015-11-15 13:21


야구대표팀이 1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4차전 경기를 펼쳤다. 박병호가 3회 멕시코 카리요를 상대로 도망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박병호.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1.14

프리미어 12 조별리그 4연승으로 일찌감치 B조 1위를 확정한 일본. 그 중심에 나카타 쇼(니혼햄)가 있다.

나카타는 14일 현재 이번 대회에서 벌써 11타점을 쓸어 담아 역대 일본 대표팀 단일 대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과의 개막전에서만 별다른 활약이 없었을 뿐, 멕시코전 5타점, 도미니카공화국전 3타점, 미국전에서도 3타점을 기록했다. 15타수 8안타 타율 5할3푼3리에 2홈런 11타점으로 대회 타격 3위, 타점 1위. 일본 언론에 따르면 11타점은 2004년 후쿠도메 고스케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올린 10타점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나카타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9타수 7안타 타율 7할7푼8리로 엄청난 활약을 하며 "그의 신들린 방망이 덕분에 일본이 4연승으로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지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나카타는 야구 명문 오사카 도인고등학교 출신이다. 원래는 입학할 때부터 150㎞의 강속구를 뿌려 주목을 받았고, 2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타자로 전향했다. 이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때린 홈런이 무려 87개. 일본 고교 야구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출중한 파워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2010년부터 3년 간 2할3푼대의 타율을 기록했다. 스스로도 "투수 할 때는 몰랐던 어려움"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국 주변 코치진의 처방전은 타격폼 수정. 나카타는 레그킥을 했다가, 버렸다가, 또 다시 변형된 스트라이드를 하는 등 몇 차례 변화를 시도했다. 자신의 것을 완성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카타는 지난해 생애 첫 100타점 고지에 올랐다. 올해는 생애 첫 30홈런과 함께 100타점을 넘어섰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도 4번 자리를 나카무라 다케야에게 내줬지만, 시즌 막판 좋은 밸런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3년 WBC 21타수 6안타, 2014 미·일 올스타전 19타수 4안타 등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을 딛고 이번에는 완전히 명예 회복에까지 성공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나카타가 타선에서 리더 역할을 하면서 3경기 연속 결승타까지 터뜨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나카타를 보면 한국 대표팀의 박병호가 떠오른다. 고교시절부터 주목받은 탈아시아급 파워. 미네소타 트윈스가 1285만 달러를 적어내게 만든 KBO리그 최고의 타자.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부진했다. 베네수엘라와의 경기까지 12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타율은 1할6푼7리였다. 전문가들은 미네소타와의 연봉 협상을 앞두고 중심 타자로서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막전인 일본에선 공이 뜨다가 이후부터는 땅볼 타구가 많은 것은 이 같은 의견에 설득력을 더했다. 그러다가 멕시코전에서 드디어 홈런을 터뜨렸다. 14일 3-0으로 앞선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멕시코 선발 세사로 카리요를 상대로 볼카운트는 2B1S이었다. 4구째 시속 139㎞짜리 변화구를 밀어치는 배팅은 역시 박병호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이제는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올지 관심이다. 이순철 코치가 "타격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고 기다렸던 한 방이 나온 만큼 부담감도 털어냈을 그다. 성남고 시절 2경기에 걸쳐 4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던 박병호. 일본에 나카타가 있다면 한국에는 박병호가 있다. 박병호가 터진다면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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