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한일전] '사령탑의 품격' 김인식 감독, 고쿠보 감독 끝까지 배려

최종수정 2015-11-20 11:28
[포토] 김인식-고쿠보 감독
7일 오후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로이톤 호텔에서 프리미어 12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김인식 감독과 일본 고쿠보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바와 슈퍼시리즈를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야구대표팀은 6일부터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프리미어 12는 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에서 21일까지 14일 동안 진행된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7.


"아니 그것도 몰랐어?"

한국 김인식 감독은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취재진과 많은 대화를 한다. 물론 세세한 팀 전술이나 밝힐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적정선은 분명히 지킨다.

백전노장 감독다운 모습이다. 대화 도중 종종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4강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일본과의 4강전 선발은 이대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조금이나마 일본 측에 전력을 노출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항상 "선발은 경기 시작 90분 전에 발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번 지면 짐을 싸야 하는 국제대회의 특성상, 단판승부는 전쟁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사령탑이라면 승률 1%라도 더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 지 모르는 야구라면 그 정도는 더 하다.

실제, 한국은 역사에 남을 '11.19 대첩'을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썼다. 0-3으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4대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결국 일본전 선발은 이대은으로 결정됐다. 그는 취재진에게 4강전이 열리기 하루 전에 밝혔다. 그러면서 특유의 유머로 "아니, 이대은인지 그것도 몰랐어?"라고 웃으며 얘기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감독님이 발표를 하지 않으셔서"라고 하자, "하하하"라고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베테랑 감독의 약간은 개구쟁이같은 농담성 발언에 4강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던 벤치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확실히 달랐다.

19일 일본이 패하자, 일본 취재진은 확실히 좀 거칠었다. 투수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7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던 오타니의 조기 교체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해가 되지 않기는 외신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쿠보 감독은 "7회까지 던지기로 했다. 투구수에 관계없이 7회까지 던지면 교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답변을 듣고도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김 감독이 인터뷰장에 들어왔을 때, 한 외신기자가 "만약 감독님이라면 오타니를 8회에 교체했을까요"라고 물었다.

김 감독은 엷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가 그 팀을 맡지 않은 이상 투수교체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 팀의 보이지 않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오타니의 투수교체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감독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온화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항상 "국제대회는 사실상 단판승부나 마찬가지다. 예선의 경우 자그마한 흐름이 이어져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너먼트는 진짜 내일이 없는 단판 승부다. 때문에 항상 모든 변수를 고려하면서 총력전을 해야 한다"고 했다. 4강전에서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빈틈없는 투수교체로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분명, 김 감독이었다면 3-0의 불안한 리드에서 완벽한 투구를 하던 오타니를 교체했을 리가 없다. 투구수가 85개였다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오타니의 교체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적장인 고쿠보 감독을 끝까지 배려했다. '사령탑의 품격'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줬다. 도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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