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에 관심있다, KIA의 진심은?

최종수정 2015-12-17 10:48

2015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현수가 6회말 1사 1,2루에서 우월 3점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0.04/

메이저리그 이적으로 굳어지는 걸까, 아니면 국내 잔류의 여지가 남아있는 걸까.

이곳저곳에서 FA(자유계약선수) 김현수(27)를 부른다. 메이저리그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영입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일본 프로야구의 '큰손' 소프트뱅크 호크스까지 관심을 나타냈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도전에 의미가 크지만 현실적인 잣대로 보면 일본 프로야구 진출도 나쁘지 않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볼티모어가 책정한 최대 연봉이 400만달러(약 47억원)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가능한 금액이다. 이대호는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연봉 5억엔(약 48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성격이 다르다고 해도 순수하게 돈으로만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한다. 더구나 일본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보다 적응에 유리한 토양이다. 그를 찾는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몸값은 올라간다.

그런데 김현수가 '모험'이 아닌 '실리'를 선택한다면? 과연 두산 베어스가 김현수를 잡을 수 있을까.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야구인들이 많다.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어 12' 우승 주역인 김현수의 존재감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두산은 오랫동안 선수 육성을 통해 팀을 키우고 살찌운 팀이다. 합리적인 팀 운영을 지향해 왔다. '과감한 투자'를 한 적은 있어도, '과도한 투자'를 한 적이 없다. 지난해 겨울 외부 FA 장원준과 4년간 총액 80억원이 넘는 금액에 계약을 했는데,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였다. 장원준 영입이 없었다면,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공식 몸값이 100억원을 넘은 선수가 없었다. 대다수 야구 관계자들은 김현수가 국내에 남는다면 총액이 4년 계약 기준으로 100억원을 넘어 120억원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몸값 거품' 논란이 이어지고,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해도 이게 김현수의 '시장가격'이다.

지난 몇 년간 베어스의 모기업 두산그룹이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최근 경영위기에 몰린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1월에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현수가 아무리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한국시리즈가 끝난 직후 모기업 최고위층이 재계약을 지시했다고 해도, 100억원이 넘는 돈을 안겨주기는 어려운 분위기로 보인다.


19일 오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서 두산 김현수가 NC 김태군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19.
이런 상황에서 주목해야할 팀이 KIA 타이거즈이다. FA 광풍이 몰아친 지난달 말 KIA는 빈손으로 물러났다. 구단 관계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한 듯 했지만 물밑에선 활발하게 움직였다고 강조한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타이거즈도 넥센 히어로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마무리 투수 손승락에게 거액을 베팅했다. 롯데가 발표한 '4년-60억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 FA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확실한 전력 보강이 가능한 선수'라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승락과 함께 KIA가 처음부터 주목한 FA가 김현수이다. 올시즌 KIA는 KBO리그 팀 타율 꼴찌팀이다. 유일하게 팀 타율 2할5푼대에 그쳤다. 외야 사정이 좋지 못하고, 세대교체도 추진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이를 단번에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부상없이 꾸준히 최고 성적을 내 온 젊은 외야수 김현수이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KIA가 김현수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허영택 KIA 단장은 '시장가격'을 걱정하면서도 "우리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이다. 당연히 관심이 있다"고 했다. 공격적으로 투자해 영입한 외부 FA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컸던 KIA다. 최근 몇 년간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 이유 중 하나다. 김현수에 대한 KIA의 진심이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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