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토종선발은 좌완 강세, 우완 강자 나타날까

최종수정 2015-12-30 23:23

KIA 윤석민은 새해 선발로 복귀할 예정이다. 좌완 일색인 토종 선발진에 윤석민이 가세하게 되면 좀더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조선 DB

2015년 정규시즌서 규정투구이닝을 넘긴 투수는 20명이었다. 이 가운데 국내 토종 투수는 7명에 불과했다. 해가 갈수록 외국인 투수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유망주를 발굴해 에이스 선발로 키우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육성 과정과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마추어에 쓸만한 자원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이 또한 트렌드와 육성 부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더욱 큰 문제는 국내 토종 에이스 중 오른손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순위 20위에 든 7명의 토종 가운데 오른손 투수는 LG 우규민, 삼성 윤성환 둘 뿐이었다. 외국인 투수쪽에서 NC 해커, 롯데 린드블럼, 두산 니퍼트, LG 소사, SK 켈리, 한화 로저스 등 오른손이 주류를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KIA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 삼성 앨런 웹스터 등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는 선수들도 대부분이 오른손이다.

마찬가지로 새해 토종 선발진은 왼손이 또다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각 팀의 왼손 에이스들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두산 장원준과 유희관, 삼성 차우찬 등은 소속팀에서 1,2선발 자리를 예약한 에이스들이다. 이들은 2016년에도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투수 주요 부문에서 외국인 투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오른손 투수중 이들과 힘을 겨룰 수 있는 투수가 전혀 없는 것일까. 좌완 일색보다는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경쟁을 펼쳐야 볼거리가 많아지고 레이스도 흥미로워지는 법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입단 당시 10년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았던 KIA 김진우와 한기주가 각종 부상과 자기관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들 말고도 2000년대 중반 이후 입단한 유망주들 가운데 빛을 본 우완 선발투수는 거의 없다. 그 사이 류현진을 비롯해 김광현 양현종 등 2006년 이후 등장한 강속구 좌완 투수들이 선발 마운드를 지배해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KIA 윤석민의 보직 변경이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미국에서 돌아와 마무리를 맡은 윤석민은 2승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을 올리며 복귀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윤석민은 선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부상없이 풀타임을 소화한 윤석민은 현재 몸상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새해 풀타임 선발로 30경기 이상 나설 수 있다면 두 자릿수 승수는 물론 다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에이스다. 윤석민은 지난 2011년 17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바 있다.

새 시즌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젊은 오른손 투수로는 kt 엄상백을 꼽을 수 있다. 엄상백은 140㎞대 후반의 직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스로다. 2년차를 맞는 엄상백은 지난해 28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22번의 선발등판 경험이 2016년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엄상백은 정대현과 함께 kt의 토종 선발 요원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8월 28일 KIA전서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1차 지명 출신 롯데 박세웅도 새해 성장세가 기대되는 오른손 투수다. 지난해 직구 최고구속은 149㎞였으며, 15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25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NC 이태양은 2015년 데뷔 첫 10승을 올리며 선발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풀타임 첫 시즌의 부담을 이겨내고 10승5패, 평균자책점 3.67을 올린 이태양 역시 새해에도 성장세가 기대되는 투수로 꼽힌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공격적인 투구, 경험 등이 잘 어우러진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언더핸드스로 박종훈도 지난해 6승8패, 평균자채점 5.1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SK는 박종훈을 4선발로 보고 있다. 이밖에 LG 임정우, KIA 임준혁, 선발로 전환하는 넥센 조상우 등도 새해 유심히 지켜봐야 할 오른손 토종 선발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NC 이태양은 지난해 데뷔 이후 첫 10승을 올리면서 선발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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