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 한화 이글스의 응원가 가사가 아니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 등장한 드럼통 모닥불의 모습이다. 선수들의 투지를 차갑게 식히는 이상한파 때문에 고치 시영구장 곳곳에 모닥불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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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사용을 위해 일정을 조율하거나 미리 예약을 할 필요조차 없다. 캠프 기간(1.15~2.13)까지 고치 시내의 야구장 및 부속 시설은 사실상 '한화 전용'이나 마찬가지다. 그 덕분에 한화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다. 또 필요에 따라 선수들을 임의대로 분배할 수도 있다. 김 감독 역시 전용 렌트차량을 이용해 수시로 이곳저곳의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원포인트 레슨을 하거나 직접 펑고 훈련을 시키고 있다. 김 감독은 "이렇게 자유롭게 많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고치 말고는 없다"며 고치 스프링캠프의 장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훈련 자유도와 시설 편의성을 자랑하는 고치 캠프는 날씨가 쌀쌀하다는 큰 단점이 있다. 한국 보다는 확실히 덜 춥지만, 미국 애리조나나 미국령 괌에 비하면 추운 게 사실이다. 물론 훈련 기간 내내 추운 건 아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한낮의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기온이 올라간다. 그러나 갑자기 하루 이틀씩 한파가 몰아칠 때도 있다.
이로 인해 시영구장 곳곳에 드럼통 모닥불이 등장했다. 야구장 스태프가 드럼통과 땔감을 준비해 와 불을 피웠다. 선수들은 훈련 도중 틈틈이 모닥불을 쪼이며 한기를 달래거나 글러브를 덥혔다. 한 선수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덜 추웠는데, 오늘은 모처럼 정말 춥다"며 손을 비볐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치의 쌀쌀한 날씨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한화 캠프의 고민이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