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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해 취약 포지션이었던 불펜진을 보강했다. 불펜진 전력만 놓고 본다면 롯데는 이제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시즌을 앞두고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지만, 만일 롯데가 올해 레이스를 주도하는 위치에 올라선다면 불펜진 덕분이 될 공산이 크다.
주위에서는 "전성기를 지난만큼 등판 간격에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새롭게 롯데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은 "정대현의 경우 필요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쓰지는 않겠다. 50경기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일리있는 말이다. 정대현은 수술을 받은 후 체력 부담과 부상 재발을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고, 양과 질에서 풍부해진 지금의 불펜진이라면 상황에 따라 투입 시점을 여유롭게 가질만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대현이 있는 불펜과 없는 불펜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조 감독은 이 부분을 신중하게 가져가려 한다.
그렇다면 일본 가고시마 전훈 캠프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정대현의 생각은 어떨까. 일단 지금까지 페이스 조절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정대현은 "(1차 전훈지인)애리조나에서는 많이 던졌다. 가고시마에 와서는 날씨도 쌀쌀하고 페이스를 좀 조절하면서 준비를 하다가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힘있게 던지겠다"고 했다. 21일 불펜에서 70여개의 공을 던진 정대현은 "(예년에 비하면 연습피칭을)올해는 많이 던지고 있다. 현재 이틀에 한 번 정도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벽하게 시즌을 맞으려면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고, 시범경기를 통해 구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시나리오다.
불펜진이 풍부해진만큼 마음 속에는 경쟁에 대한 인식도 자리잡고 있다. 정대현은 "손승락과 윤길현이 들어와서 좋아진 면이 있다.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니까 힘이 많이 될 것"이라며 "나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젊은 후배들한테 모범이 돼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을 하는 처지니까 잘 해야하지 않겠는가"라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 수 밖에 없다.
조 감독의 '50경기 배려'에 대한 정대현의 '70경기 목표'는 책임감, 그리고 부활 의지의 표현이다.
가고시마(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