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극찬한 가네코, 두산전 어땠나

기사입력 2016-02-25 15:11


가네코 치히로가 25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함태수기자

가네코 치히로(33).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에이스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히로시마로 돌아온 구로다 히로키에 이어 연봉 랭킹 2위다. 구로다가 6억엔, 가네코의 올해 연봉은 5억엔 보장에다 옵션까지 있다.

가네코는 무려 8가지 구종을 코너, 코너에 던진다. 현지 언론의 평가가 아니라 일본 무대에서 뛴 이대호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대호는 종종 대표팀 후배들에게 일본 투수 정보를 건네는데, '괴물' 오타니 쇼헤이(니혼햄)가 아닌 가네코 얘기만 했다고 한다. 민병헌은 "전력 분석을 하고 들어가면 오히려 더 헷갈린다고 선배가 그러더라. 한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없다고 들었다. 오타니보다 더 좋은 투수로 평가하더라"고 했다.

가네코는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6경기에 등판해 16승5패, 1.98의 평균자책점으로 퍼시픽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2관왕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 상까지 그의 몫. 한 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민하던 그는 자국리그에 남으면서 초고액 연봉자가 됐다. 상당한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물론 지난해 부진하긴 했다. 수술 받은 오른 팔꿈치 때문에 16경기 등판하는 데 그쳤다. 성적은 7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 그래도 여전히 일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뒷스윙은 짧게, 앞스윙은 크게 가져가면서 볼끝이 아주 예리하다.


가네코가 불펜 피칭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25일 일본 미야자키 쇼켄구장. 그런 가네코가 나타났다. 2016년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게임스, KBO리그 챔피언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기 위해서다. 오릭스는 가네코뿐 아니라 야수들도 베스트 멤버였다.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에 맞선 두산도 각 포지션에 주전들이 배치됐다. 선발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 두번째 투수가 장원준이었다. 경기 전 벤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기대된다는 분위기. '언제 이런 투수의 공을 쳐보겠냐'는 것이다. 민병헌도 "2차 캠프와서 페이스가 너무 좋다. 정규시즌에 맞추려면 한 번쯤 떨어뜨려야 하는데, 하필 가네코가 나온다. 차라리 잘 됐다. 못 칠테지만 한번 휘둘러 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오후 1시 플레이볼이 선언되자 가네코는 가네코였다. 직구 자체는 140㎞ 중반대에서 형성됐지만 제구력이 예리했다 .1회 선두 타자 정수빈은 2루 땅볼, 2번 허경민 우익수 플라이, 3번 민병헌 유격수 실책, 4번 에반스 유격수 땅볼이었다. 2회에도 오재원을 투수 땅볼, 홍성흔 우익수 플라이,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그는 기본적으로 타자를 상대할 줄 알았다. 1회 허경민 타석이 대표적이다. 초구 바깥쪽에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 2구도 같은 코스에 직구를 던져 간단히 2S를 만들었다. 아주 빠르지 않지만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살아 들어오는 공. 3구째는 슬라이더였다. 역시 바깥쪽 홈플레이트를 타고 꺾였다. 이 때 허경민은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 방망이를 툭 대면서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일본 특급 투수의 공을 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가네코는 2회가 되자 더 안정됐다. 타자 입장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오키나와에 오타니가 등장해 KIA타자들을 윽박질렀다면, 미야자키에는 가네코가 있었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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