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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수 얘기는 될 수 있으면 안 하겠습니다."
그 속사정을 들어봤다. "선수들이 내가 하는 말 한마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 누구를 칭찬해도 다른 사람들이 그걸 오해해서 받아들인다. 정말 사람을 다룬다는 게 너무 어렵다. 그래서 선수 얘기는 안 하는게 좋겠다고 다짐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 팀 성적 9위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다. 그 정도로 부진할 팀 전력이 아니었는데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과 음주운전 사고 등이 겹치면서 실력 발휘를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 LG는 팀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팀 평균자책점은 2위(4.62)로 나쁘지 않았다. 대신 타자 파트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팀 타율은 9위(0.269)였고, 팀 득점권 타율은 10위(0.245)였다. 양 감독은 자연스럽게 경기 전후로 투수들을 칭찬하는 코멘트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중에는 감독 말 한마디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때가 있다. LG 야수 파트는 대놓고 말못할 불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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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은 "그래서 내가 달라지기로 했다. 요즘 나는 투수 쪽에는 미안한 얘기지만 야수 파트에 더 많은 눈길을 주고 상도 더 많이 준다"고 했다. 또 베테랑 타자들인 박용택(37) 정성훈(36) 등과도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양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수 편에 서는 지도자였다. 팀 성적 보다는 선수의 장래를 먼저 생각했다. 2014년 12월 세상을 떠난 양 감독의 선친은 아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상문아, 투수들에게 포크볼 가르쳐서 던지게 해라. 그래야 너도 산다." 하지만 양 감독은 아직까지 투수들의 생명을 단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포크볼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양 감독인 LG 야구의 체질 개선을 위해 더 선수 옆으로 다가가고 있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