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환하게 웃는 나지완을 볼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6-03-11 06:57


10일 시범경기 SK전에 앞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는 KIA 나지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덕아웃 기록지에 빨간색을 보고 싶은데, 보기가 어렵다. 상대팀 기록지는 지저분한데, 우리는 너무 깨끗하다"고 농담을 했다. 1안타에 그친 9일 LG 트윈스전을 두고 한 말이다. LG전에서 1회 최원준이 좌전안타를 때린 후 KIA 타선은 끝까지 침묵했다. 주축 선수 다수 빠진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긴 하다. KIA 덕아웃 기록원은 경기중 기록지에 안타를 빨간펜으로 표기한다. 빨간색이 많고 지저분하다는 건 공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걸 의미한다.

한파로 6회까지만 진행된 10일 SK전에서 KIA 타자들은 6안타를 쳤다. 전 경기에 비해 활발한 타격이 이뤄졌다. 3번 김다원, 5번 이홍구가 2안타씩 때렸다.

주로 백업멤버들이 출전중인 시범경기 초반, 팀 성적과 별개로 주목받는 타자가 있다. 2경기에 모두 4번-지명타자로 출전한 나지완이다. 올시즌 공격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자원. 그런데 아직까지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9일 LG전 3타석 2타수 무안타에 그친데 이어, 10일 SK전 3타석 3타수 무안타. 6타석 5타수 무안타, 삼진 2개를 기록했다.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타구의 질이 좋으면 문제가 없는데 그것도 아니다.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부진이 깊어지면 심리적인 압박에 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나지완은 시즌 종료 후 절치부심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고 했다. 체중을 10kg 가까이 줄이고, 훈련에 매진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했다. 전지훈련 기간에 만난 야구인들은 군살이 빠진 그의 몸을 보고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고 했다. 올시즌을 채우면 FA(자유계약선수). 야구를 잘 해야할 이유가 분명하다.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일까, 스윙 매커니즘 문제일까, 아니면 심리적인 이유 때문일까. 아직까지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 때도 부진했다. 12경기 중 10경기에 출전해 21타수 4안타, 타율 1할9푼, 2타점 5삼진. 젊은 선수가 주로 연습경기에 출전했는데, 나지완은 거의 매경기 출전선수 명단에 올랐다. 타이거즈 코칭스태프는 달라진 나지완을 보고싶어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유격수로 출전중인 김주형과 함께, 나지완의 부활을 공격력 강화의 키 포인트로 꼽았다.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나지완이 공표한 올시즌 목표다. 프로에서 한번도 달성해보지 못한 성적이다. 환하게 웃는 나지완을 보고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