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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LB(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한미선수계약협정 개정을 요구하면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금액 상한선을 800만달러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다수의 KBO리그 팀과 선수들이 공분했다. 흥분된 목소리의 골자는 "800만달러로 제한하는 건 KBO리그를 무시하는 것이고, 일본 프로야구(상한선 2000만달러)와의 차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차피 메이저리그에 갈 A급 선수들의 기량차는 큰 차이가 없는데 이렇게 국가별로 차등을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협상을 통해 재조정의 여지가 있을까.
MLB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돈을 주는 입장인 MLB가 협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MLB는 3년전 2013년말 일본 NPB사무국과 먼저 포스팅 재협상을 통해 2000만달러라는 상한선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일본 선수가 기록한 포스팅 최고액은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의 5170만3411달러로 상한선이 생기기 전에 수립됐다. 상한선 제한 이후 아무리 많아 받아야 2000만달러다. 당시 NPB구단들이 반발, 수차례 협상을 했지만 MLB사무국은 물러서지 않았고 그대로 2000만달러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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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메이저리그에선 KBO리그를 산업적으로 접근했을 때 NPB의 30~40%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 한일 양국 리그 선수들의 연봉, 그동안의 포스팅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고려해서 도출한 금액이 800만달러라고 예상한다.
만약 한미선수계약협정이 파기될 경우
MLB사무국의 이번 제안이 부당하다고 맞서는 쪽에선 협상 접근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MLB사무국이 일본과 협상할 때는 이렇다할 비교 대상이 없었다. 그렇지만 KBO리그는 일본의 선례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의 프로야구 수준차는 여러 측면에서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최근 KBO리그의 연봉이나 FA 몸값, 외국인 선수 연봉 등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앞으로 한일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게다가 지난 겨울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같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새로 진출했고, 일본은 단 한명도 늘지 않았다. 요즘 MLB 관계자들은 한국 선수들의 러시에 큰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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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협상이고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게 과제다. KBO리그가 MLB사무국으로부터 이번 협상을 통해 뭘 얻어낼 지를 고민해야 한다. 야구팬들은 KBO사무국의 협상력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