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1군 무대로, 실수하니까 루키다

기사입력 2016-04-05 04:56


한화 이글스 김재영(왼쪽부터)-LG 트윈스 강승호-두산 베어스 이우성. 스포츠조선 DB.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는 총 267명이다. 그 중 아마 딱지를 떼고 프로 무대에 막 뛰어든 루키가 5명이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과 서예일, NC 다이노스 박준영과 이재율, 한화 이글스 김재영이다. 이들은 겨우내 치열했던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았다.

간절히 1군 데뷔전을 기다린 선수는 또 있다. 1년차가 아닐 뿐, 신인왕 자격이 있는 같은 루키다. 주인공은 이우성(두산)과 김동호(삼성 라이온즈), 구창모(NC)와 정영일(SK 와이번스), 박주현 박정음(이상 넥센 히어로즈)이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1군의 벽은 역시 높다. 11명 가운데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있는 반면, 자신의 기량 50%도 발휘하지 못한 선수가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개막전 선발 후보로도 잠시 고민한 김재영이 대표적이다. 홍익대 에이스 출신인 그는 앞선 시범경기 4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직구-체인지업 투피치의 단순함이 약점이지만 배짱을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2일 잠실 LG전에서 1⅔이닝 3실점하고 강판됐다. 9명의 타자에게 안타 4개,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김성근 감독은 "긴장한 탓인지 시범경기 때 모습이 없어졌다. 사이드암에 강한 임 훈을 만나면 장타를 맞을 것 같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LG 선수가 잔뜩 얼었다. 캠프에서 부상 당한 오지환 대신 유격수 임무를 부여받은 강승호가 그랬다. 그는 1회초 무사 1루에서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가 타자,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순간적인 판단을 위한 경험이 부족했다. 그래도 다행히 팀이 이겼다. 연장 12회말 접전 끝에 한화를 눌렀다. 양상문 감독도 "오늘은 누구나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경기다. 팀이 이겼기 때문에 실수를 잊을 것이다"고 두둔했다.

두산 선수들의 1군 데뷔전도 자신들이 꿈꾸던 모습은 아니었다. 대학 야구 최고의 '대도' 조수행은 1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 대주자로 출전했지만 실수를 했다. 1사 2루에서 허경민의 2루수 플라이 때 미리 스타트를 끊어 이닝 종료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또한 시범경기 때 박희수(SK)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린 이우성도 9회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했다. '대전고 김동주'라 불리면서도 입단 후 3년이 지나서야 처음 타석에 섰지만 공을 맞히지 못했다.

이에 반해 NC 삼총사는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박준영과 구창모는 2일 창원 KIA전에서 각가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재율은 7회말 대주자로 나가 올 시즌 팀 첫 도루를 신고했다. 삼성 김동호도 1일 1이닝 무실점 했고, 박주현도 3일 고척 롯데전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박수를 받았다.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상무를 거쳐 1군 마운드에 선 정영일의 데뷔전(1일 인천 kt전) 성적은 1이닝 무안타 1볼넷 무실점.

결과를 떠나 이제 시작이다. 데뷔전을 기분 좋게 치른 루키도, 의욕만 앞선 나머지 일을 그르친 루키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조수행에 대해 "성급한 플레이였다. 타구를 보고 스타트를 끊었어도 됐다"면서 "그러나 그런 적극성은 마음에 든다.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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