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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29·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만 해도 울상이었다. "정규시즌 개막이 다가오는데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구단 내에서는 "이거 큰일 났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한 동안 지명타자로 내보내며 체력관리를 해줬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10개 구단 선수 중 최근 3년 간 개막 시리즈에서 홈런을 때린 유일한 타자가 양의지란 사실이다. 포수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5번 자리이지만 올해도 코칭스태프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9일 현재 성적은 7경기 타율 0.250(24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이다. 홈런은 정의윤(SK 와이번스)와 공동 1위, 타점은 박석민(11개·NC 다이노스)에 3타점 뒤진 4위다. 또한 도루 저지율이 4할이며, 포일은 한 개도 없다.
그렇다면 축 처진 타격감이 개막과 동시에 정상 궤도로 진입한 비결은 무엇일까. 대단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집중력의 차이"라고 다소 평범한 대답을 내놨다. 모의고사(시범경기)와 수능(정규시즌)은 다르다는 얘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니 확실히 긴장 되고 집중도 된다"고 했다. 또 "시범경기 땐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나 싶었는데, 1일부터는 신기하게 장타가 나온다"고 웃었다.
다만 부상 징크스는 걱정이 된다. 그는 128경기 체제였던 2년 전 97경기에, 지난 시즌에는 132경기에 나섰다. 원인은 모두 의도치 않은 부상. "더할 나위 없는 시즌 출발이지만, 이후 꼭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양의지는 "올해는 정말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 늘 전반기까지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가 후반기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솔직히 144경기 체제가 너무 힘들다. 하지만 감독님이 체력 조절을 해주시는 만큼 부상만 없으면 팀 승리에 더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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