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오래전부터 '포수 왕국'으로 불려왔다. 전신인 OB 베어스 때부터 이어진 팀의 특성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현재 프로 10개 구단 감독 중에서도 'OB 포수' 출신 감독이 무려 세 명이나 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을 비롯해,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kt 위즈 조범현 감독은 모두 '베어스 포수왕국'의 선조 격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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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16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무사 만루서 두산 박세혁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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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조'들로부터 시작된 포수 왕국의 역사는 지금도 도도히 이어져왔다. 끊임없이 뛰어난 실력을 지닌 포수들이 자라났고, 자기들끼리 경쟁하면서 또 성장했다. 지금은 당대 최고의 포수로 자리매김한 양의지가 그 적통을 계승하고있다.
그런 '포수 왕국' 두산에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2년 5라운드 47순위로 입단한 박세혁이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입단 순위에서 드러나듯 박세혁은 아마추어시절 그리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오히려 '박철우 코치 아들'로 더 먼저 알려졌다. 입단 첫해 1군에서 6경기에 출전한 박세혁은 이듬해 18경기에 출전한 뒤 상무에 입단한다. 그리고 올시즌 팀에 복귀했다.
입단 이후 조금씩 키워온 실력이 이제는 1군 백업 포수를 맡을 정도까지 올라왔다. 이런 박세혁이 오로지 실력으로 큰 주목을 받은 계기가 바로 지난 26일 잠실 SK전. 0-1으로 뒤진 6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한 박세혁은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날려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의 데뷔 첫 결승타였다.
이 활약을 발판으로 박세혁은 27일 잠실 SK전 때는 아예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지난 4월15일 잠실 삼성전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선발 포수 출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주전포수 양의지의 체력 안배를 위해 이날 박세혁을 내세웠다. 하지만 분명 전날 결승타의 영향도 선발 출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박세혁에 관해 "컨택트 능력이 좋다. 공을 쫓아가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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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NC와 두산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친 두산 박세혁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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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도 승리 소감으로 "벤치에서 백업으로 기다리며 배팅감각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박세혁이 자신의 역할을 알고 준비를 잘한 점을 칭찬하고 싶다"라고 했던 김 감독이다. 같은 포수 출신인데다 벤치를 지켜본 경험도 있는 김 감독은 박세혁의 숨은 노력을 기특하게 여기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박세혁이 계속 자신의 역할에 맞는 실력을 보여준다면 분명 '포수 왕국'의 또 다른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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