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구위 분명 아닌데...선발 봉중근 앞날은?

기사입력 2016-05-01 17:24


2016 프로야구 kt와 LG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봉중근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5.01.

첫 선발 등판 경기 3이닝 2실점. 대신 팀은 4대2 승리. 수치상으로 썩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구위를 놓고 봤을 때는 분명 만족스럽지 않았다. LG 트윈스의 봉중근 딜레마, 양상문 감독은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까.

봉중근이 첫 선발 경기를 마쳤다. 봉중근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을 했다. 지난 시즌 막판 선발 전환을 시도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본격 준비를 했지만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2군에만 있던 봉중근이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것이다.

사실, 하루 전 봉중근의 선발 등판이 예고됐을 때 놀란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불과 4일 전까지만 해도 양 감독은 봉중근의 1군 등판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했었다. 당시 대구 원정 경기를 치르던 양 감독은 봉중근 등판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구속도 구속이지만,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참 뒤에나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속도 140km가 안나오고, 체력적 준비도 안됐다. 17일 고양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 3이닝 7실점, 24일 두산 베어스전은 5⅔이닝 10실점으로 부진했었다. 때문에 알러지로 인해 2군에 간 류제국을 대신할 투수로 김광삼 또는 배민관이 될 수 있다고 그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었다. 베테랑 김광삼은 퓨처스리그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중이다. 배민관 역시 2승 평균자책점 2.52로 호투중이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이를 번복했다. 어떤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지 알 수 없지만, 양 감독은 kt전을 앞두고 "그동안 선발로 쭉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투입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확실히 예전 전성기 시절 봉중근의 구위가 아니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1㎞를 찍었지만 완전히 스트리이크존을 빗나간 볼이었다. 대부분 직구가 130㎞ 중반대에 형성됐다.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력도 없었다. 1회 이대형-이진영-유한준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는데, 이후 박경수와 김상현을 범타 처리하며 고비를 넘긴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매 이닝 위기를 맞으면서도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으로 버티는 모습이었다.

양 감독은 3-2로 역전에 성공한 4회초 봉중근이 선두타자 박기혁에게 안타를 맞자 곧바로 교체를 했다. kt는 8번 김종민, 9번 김연훈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64개의 공을 던졌고 이기고 있는 상황에 선발투수가 하위 타순 상대를 앞두고 있는데 교체를 했다는 것, 힘싸움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기를 이기기 위해 빠른 결단을 내렸다. 만약, 봉중근이 이날 보여준 구위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냉정히 2군에서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즌 전 5선발로 낙점했던 투수에게 단 1번의 기회를 주고 내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일단 팀이 이겼고, 1회 실점이 후 어떻게든 2이닝을 버텼다. 매우 오랜만에 1군 경기에 나섰기에 긴장했던 부분도 참작할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한 번 더 선발 등판의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과연 양 감독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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