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부진 KIA, 낯선구장 징크스 넘어라

기사입력 2016-05-23 22:01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두산 양의지가 좌중월 솔로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m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채태인이 6회말 2사 1,2루에서 2타점 역전 3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홈에선 '호랑이', 원정 땐 '고양이'다.

똑같은 선수로 경기를 하는데,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KIA 타이거즈 경기를 보면 눈에 띄는 게 있다.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극심한 승률차, 경기 내용이다.

23일 현재 19승21패, 승률 4할7푼5리. 승률 5할에 2경기가 부족하다. 그런데 광주 홈에서는 '호랑이'처럼 맹위를 떨쳤다. 21경기에서 14승7패, 승률 6할6푼7리를 기록했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13승1무6패·승률 6할8푼4리)에 이어 홈 승률 2위에 올라있다. 홈 승률이 6할이 넘는 팀은 두산과 KIA,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네 팀뿐이다.

홈에서 신바람을 내다가도 광주를 떠나선 기를 펴지 못했다. 원정 19경기에서 5승14패. 승률이 2할6푼3리에 불과하다. 원정 승률이 KIA보다 낮은 팀은 한화 이글스(4승19패·1할7푼4리)뿐이다.

지난주까지 KIA는 한화, 넥센 히어로즈, 두산 원정경기에서 8연패를 당했다. 4월 26일과 28일 대전 원정경기에서 한화에 2연패, 5월 6~8일 고척 히어로즈전에서 3연패, 5월 17~19일 잠실 두산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올시즌 두 차례 3연전을 스윕당했는데, 모두 원정에서 기록했다.

그렇다고 선발 투수가 특별히 약했던 것도 아니다. 한화전엔 1~2선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내고도 승리를 내줬다. 히어로즈전 땐 양현종, 헥터, 두산전 땐 지크, 양현종이 선발 등판했다. 타이거즈로선 악몽같은 서울 원정이다. 반면, 한화와 롯데를 상대로 한 번씩 3연전 스윕을 했는데, 모두 홈에서 이겼다. 광주 홈팬들에게 확실하게 팬 서비스를 한 셈이다.

보통 원정보다 홈에서 강한 경우가 많다고 해도 차이가 너무 크다. 8연패 중 4경기가 1점차 승부였고, 두번이나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박빙의 승부에서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원정에서 특별히 부진했다기보다, 팀 사이클이 안 좋았거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5월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롯데전. KIA 오준혁이 3회말 우중월 투런홈런을 치고 3루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홈, 원정의 극심한 편차에 따라 들쭉날쭉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5월 3~6일 롯데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둔 후 3연패를 당했고, 이후 5연승을 기록했는데, 지난 주중 두산 원정에서 3연패를 당했다. 연승으로 5할 승률을 맞췄다가 바로 추락을 경험했다. 지난 주말 홈 SK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면서 급하게 상처를 봉합했다.


원정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새구장 영향이 꼽힌다.

KIA는 국내 첫 실내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경험하지 못하고 바로 정규시즌 경기를 치렀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하면서 적응이 걱정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5월 7일 경기에서 실책 2개가 나왔고, 5월 8일에도 실책 1개를 기록했다. 인조 잔디, 낯선 바운드에 어려움이 있었고, 수비 때는 뜬 공 처리에 애를 먹었다. 공수에서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온전히 구장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낯선 환경이 경기력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KIA는 이번 주중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첫 원정경기를 한다. 고척 스카이돔과 마찬가지로 시범경기를 치러보지 못하고, 바로 새 구장에서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한다.

원정 승률 높이기. 타이거즈 앞에 높인 숙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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