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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팬. 이제 의리, 기다림, 열정의 대명사가 됐다. '보살팬'에서 그들은 어느 순간 불꽃이 됐다. 올시즌 한화는 사상 최악의 봄을 보내고 있다. 6월이 오기전 압도적인 꼴찌, 5월후반 기사회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둠의 긴 터널을 통과중이다. 하지만 대전구장 관중은 한여름보다 뜨거웠던 지난해 봄만큼이나 함성으로 메아리 친다. 한화가 버티는 변함없는 원동력은 연일 대전구장을 가득 채우는 팬들이다.
한화팬들의 특징은 성적과는 무관한 무한 믿음과 열정이다. 야구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팬마케팅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마케팅을 펼친다 해도 관중동원에는 넘어야할 산이 있다. 바로 팀성적이다.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중급락은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거의 모든 팀의 관중수는 성적과 정비례다. 한화도 지난해 활약으로 올시즌 기대를 품게 된 것이 사실이지만 매일 져도 한화팬들은 등을 돌리지 않고 있다. 이기면 당연히 좋지만 그들의 응원엔 승패를 뛰어넘은 무언가 끈끈함이 녹아있다.
한화는 31일 대전 SK전에서 8년만에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타선의 응집력이 살아나고 로저스가 버텨주는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그 바탕엔 팬들의 성원이 있어 가능했다. 한경기, 두경기 질때마다 텅빈 관중석을 바라본다면 선수들의 자괴감과 속상함은 두배, 세배다. 묵묵히 버텨준 그들이 있었기에 작은 반전이라도 이룰 수 있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