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LG 코프랜드, 지난해 무릎 수술 받았다

기사입력 2016-06-02 09:04


2016 프로야구 KIA와 LG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실점을 허용한 LG 코프랜드가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6.01.

수술을 받았던 선수를 데려와야 했을만큼 LG 트윈스는 급했던 것일까.

LG의 외국인 투수 영입이 실패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LG가 야심차게 영입한 스캇 코프랜드는 다시 한 번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코프랜드는 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한국에 온 뒤 7경기 선발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6.62를 기록중이다. 공을 들여 영입한 외국인 투수의 성적 치고는 형편이 없다. "던지다 보면, 한국 무대에 적응을 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LG쪽의 말도 이제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LG는 시즌 개막 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당장 한국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파 선수를 데려오겠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실제, 수준급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실탄도 두둑히 준비했고 이쪽저쪽 협상도 많이 벌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끝나도, 우리가 알만한 수준 높은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탈락한 선수들이 순진하게 한국에 올 것이라고 방심한 문제가 컸다. 당장 시즌이 개막했고, 현장에서는 외국인 투수 1명 없이 싸워야 하는 현실이 힘들었다. 결국 LG는 이도저도 아닌 코프랜드에 75만달러를 안겼다.

확실한 건 코프랜드의 영입은 LG의 사전 전략과 한참 어긋났다는 것이다. 코프랜드는 당장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는, 아쉽게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투수가 아니었다. 여기에 문제도 있었다. 코프랜드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코프랜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큰 부상은 아니지만, 좋지 않았던 무릎 회복을 위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술 때문에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80만달러 규모의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오릭스가 계약을 파기했다. 갈 곳이 없어진 코프랜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스프링캠프 초청장을 겨우 받아 공을 던질 수 있었고, LG의 부름을 받게 됐다.

아무리 큰 수술이 아니라고 하지만 10월 무릎 수술을 받았다면 겨울동안 온전히 몸을 만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러닝이나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에 제한을 받기 때문. 땅에 발을 디뎌 몸을 지탱해야 하는 왼쪽 무릎 부상이 아니었기에, 지금 공을 던질 수 있지만 프로 세계에서는 오른쪽 무릎 부상도 투구 밸런스에 큰 영향을 준다. 외국인 선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프랜드는 분명히 좋은 선수다. 2년 전 그의 공을 본 팀이라면 모두 반할 만한 수준의 구위였다. 그 때는 코프랜드가 한국 무대에 관심이 크게 없을 시기였다. 하지만 무릎 수술을 받고, 본인도 한계를 느끼고 한국행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의 보직도 문제였다. LG는 코프랜드 영입 후 "스프링캠프에서 꾸준히 공을 던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코프랜드는 메이저리그에 생존하기 위해 열심히 공을 던졌지만 그의 보직은 불펜이었다. 실전에서 짧게 던지는 과정이 이어졌다. 이 투수가 낯선 한국 무대에 와 별다른 준비 없이 곧바로 선발 역할을 하려다 보니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LG는 코프랜드를 데려오며 "땅볼 유도에 능한 투수"라고 자랑을 했는데, 현재까지 그의 모습을 보면 땅볼 유도가 아니라 본인이 땅볼을 많이 던지는 투수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는 실패가 없을 것"이라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던 백순길 단장과 송구홍 운영팀장의 선택, LG의 올시즌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해진다. 외국인 투수 1명이 10승급 활약을 해주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당장 상위권이 아닌 중위권 싸움을 펼쳐야 하는 LG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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