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강자 삼성, 한화전 스윕패가 더 아팠던 이유

기사입력 2016-06-05 23:58


◇삼성이 충격의 3연전 스윕패로 상승곡선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6회초 한화 로사리오의 중견수 플라이 때 1루주자 김태균의 주루에 대해 최수원 2루심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이 충격의 홈 스윕패를 당했다. 6월 3일과 4일, 5일 사흘 연속 한화와 혈투를 벌였고, 매번 승자는 한화였다. 삼성은 지난해 6월 9일부터 11일 대구 한화전 이후 360일 만에 스윕패를 당했다. 지난해는 시민야구장, 이번에는 새로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본 낭패였다. 특히 5일엔 시즌 다섯번째 만원관중(2만4000명) 앞에서 망연자실 연장패.

최근 삼성은 흐름이 좋았다. 한화를 만나기전 SK와 넥센을 상대로 각각 위닝시리즈(2승1패)를 기록했다. 왼손 선발 차우찬이 한달 보름여의 긴 치료와 재활을 거쳐 돌아왔고, 새로운 외국인투수 레온도 가능성을 보였다. 마무리 안지만도 구위는 100%가 아니지만 마운드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수 웹스터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웹스터는 3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극도로 불안하던 피칭 밸런스가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예민한 성격의 웹스터는 혼란스러웠던 5월 초중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상수와 박한이도 복귀했다. 한데 5할 문턱을 넘으려는 찰나 한화에 일격을 당했다.

한화와의 3연전은 찬스에서 응집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전혀 삼성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만루에서 침묵하고, 절체절명의 순간 실책이 나오고, 상대가 허점을 보여도 단순에 뒤집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1년과 2012년 삼성은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하다 날씨가 더워지는 6월부터 급상승곡선을 그렸고,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에 '여름 강자'라는 별명이 붙은 결정적인 시즌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을 직접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마운드 차이 때문이다. 6일 현재 삼성은 54경기를 치르면서 25승29패로 6위에 랭크돼 있다. 2011년엔 54경기를 치를 당시 6월 8일 29승2무23패였다. 당시 4연승을 구가하며 반전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012년 역시 54경기를 치렀을 때는 6월 13일 27승1무26패로 2연승으로 5할승률에 복귀하며 치고 올라갈 채비를 마쳤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2011년 6월 당시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11로 전체 2위(1위는 SK로 2.99)였다. 2012년에도 6월 팀평균자책점은 3.81로 준수했다.

올해는 팀평균자책점이 5.46으로 전체 9위다. 1위는 NC로 4.10, 한화가 6.28로 꼴찌다. 선발과 불펜, 마무리 모두 지난 5년간 비교하면 적잖은 아쉬움이 남는다. 나바로와 박석민의 공백이 결정적인 타선도 부족하기는 매한가지.

류 감독은 어떻게든 5월까지는 버틴다는 작전이었다. 6월이 되면 반전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세 싸움이 벌어진 6월초 꼴찌 한화와의 만남. 뜻밖의 3연패는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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