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경쟁. 두산vs비(非)두산

기사입력 2016-06-06 11:27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 2루 LG 정성훈을 병살타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두산 니퍼트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5.28/

다승왕 경쟁이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에이스급 투수들의 승수쌓기는 팀 성적과도 연결되기에 중요하다 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다승왕 경쟁을 보면 두산과 비두산의 대결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다승 10위권 내에 두산 투수가 무려 4명이나 포진돼 있다. 니퍼트가 8승2패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고, 보우덴과 장원준이 나란히 7승2패를 기록 중이다. '느림의 미학' 유희관도 6승을 챙겨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선발 4명이 올린 승수가 28승이나 된다. 팀타율 3할이 넘는 타선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본인들이 그만큼 잘 막아주고 있기에 쌓을 수 있는 승리. 4명 모두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좋다.

두산이 워낙 좋은 승률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중위권 팀들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두산이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고, 그래서 두산 선발들의 다승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이들을 견제하는 투수들 또한 쟁쟁하다. 넥센의 새로운 에이스 신재영이 벌써 8승(2패)을 기록했다. 삼진을 뽑아내며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아닌 맞혀잡는 빠른 피칭으로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 1군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고 있어 체력 관리가 중요하지만 경기당 90개 정도의 적은 투구수로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다.

삼성의 윤성환도 7승(1패)으로 1위를 바짝 추격 중이다.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이는 윤성환은 힘들어진 삼성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 타선이 지난해보단 약해졌다는 평가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대가 두려워할 수준이라 윤성환의 승수 쌓기도 계속될 수 있다.

KIA의 헥터와 NC의 해커, 이재학도 6승으로 다승왕 경쟁에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다승왕인 해커는 평균자책점 2.6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4월에 4승을 했으나 5월 이후 2승을 더하는데 그쳤지만 막강 타선이 있기에 2년 연속 다승왕에 도전해볼만하다.


연봉 170만 달러의 고액 선수인 헥터도 좋은 흐름이다. 지난달 14일 광주 한화전서는 완봉승을 하는 등 최근 4연승의 상승세.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엔 150㎞의 빠른 강속구 등과 안정된 제구력으로 꾸준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0년엔 현대 유니콘스의 정민태 임선동 김수경이 나란히 18승으로 한 팀 선수 3명이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진기록이 나왔다. 올해 두산의 거침없는 진격을 보면 올해 다승왕 구도가 두산 선수들의 질주가 될지도 모른다. 두산과 비(非)두산의 다승왕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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