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1일만의 6연승, 한화 경기가 매일 대박인 이유

기사입력 2016-06-08 22:41


한화의 6연승. 지난 7일 5연승 당시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성근 한화 감독.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8일 대전 KIA전. 한화 벤치는 속이 탔다.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한화 선발 장민재는 5회까지 무실점 쾌투. 투구수도 적고,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하지만 타선이 KIA 선발 지크에 밀려 계속 무득점이었다. 6회초 KIA 선두타자 1번 김호령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에서 한화 포수 조인성이 볼을 더듬는 바람에 1루에서 살았다. 이후 2번 나지완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번 김주찬이 중전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한화로선 너무 아쉬웠다. 이후 4번 이범호 타석에서 결국 우려하던 일이 발생했다. 이범호는 '한화 킬러'로 불린다. 친정팀만 만나면 펄펄 난다. 올해 한화전 타율은 5할(18타수 9안타)이고, 지난 5년간 한화전 타율은 3할4푼3리에 이른다.

제대로 한방 맞은 한화는 0-3으로 뒤진 6회말 1사 2루 찬스 무산, 7회말 무사 1,2루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불안감은 고조됐다. 운명의 8회말. 한화팬들의 희망이 점점 옅어질 즈음 한화 선수들의 집중력은 더욱 빛을 발했다.

8회말 1사 1루에서 7번 하주석과 8번 차일목, 9번 이종환의 연속 3안타가 터져 나왔다. 2점을 따라붙어 스코어는 2-3. 1사 1,2루에서 타석에는 1번 정근우가 들어섰다. KIA는 마무리 김광수를 내리고 홍건희를 올린 상황이었다. 정근우는 볼카운트 3-1에서 바깥쪽 직구를 노려쳐 좌월 3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7호다. 주장의 가장 강력한 한방. 순간 대전야구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거대한 포효는 울림을 만들었다. 한화는 2008년 5월 10일 이후 2951일만에 시즌 6연승에 성공했다. 정근우는 "후배들이 찬스를 잘 만들어줬고, 그 찬스에서 운좋게 홈런이 나왔다. 이종환이 연결을 잘 해줬다. 투수들에게 타자들이 해볼테니 최소실점으로 막아달라고 얘기하고 있다. 탈꼴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게임 한게임 집중하며 좋은 결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화의 기세는 무섭다. 지난주 5연승에 이어 또다시 6연승이다. 한화 선발 장민재는 5⅔이닝 동안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선발승을 따내진 못했지만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했다. 향후 선발로테이션에도 좋은 흐름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SK전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따낸 기운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화 불펜진은 철벽이었다. 한화는 김재영이 ⅓이닝, 박정진이 2이닝 무실점(3승2패), 정우람이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추가했다.

KIA로선 너무나 아쉬운 한판이었다. 한화에 강했던 KIA 4번 이범호는 0-0으로 팽팽하던 6회초 1사 1,3루 풀카운트에서 한화 선발 장민재를 상대로 좌월 3점홈런(9호)을 터뜨렸다. KIA는 이범호의 3점홈런과 선발 지크의 5⅔이닝 5안타 10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달아나며 4연패 탈출을 눈앞에 뒀으나 한화의 뒷심에 밀리고 말았다. KIA 지크는 올시즌 최다 투구수(120개)로 분전했다. KIA는 5연패 수렁에 빠지며 9위로 내려앉았다. 한화가 9일 경기에서도 KIA를 잡으면 KIA와 순위를 바꾸게 된다. 한화는 드디어 탈꼴찌가 시야에 들어온 셈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