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좌완 김광현-양현종-차우찬, 역 FA로이드?

기사입력 2016-06-11 22:54


◇구위는 나아졌는데 성적은 반비례다. 속타는 김광현이다. 지난 5일 두산전에서 3회말 두산 박건우의 솔로홈런 이후 김재환에게 2루타를 허용한 SK 김광현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6.05.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좌완 삼총사가 FA를 앞두고 나란히 애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엉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박수받을 정도는 아니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삼성 차우찬의 2016시즌이 매끄럽지 못하다. FA를 앞두고 없던 힘도 생긴다는 'FA로이드'가 무색할 지경이다. 구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상하게 뭔가 꼬인다.

김광현은 최근 4연패다. 때론 운이 따르지 않았고, 때론 본인이 망쳤다. 김광현은 올시즌 13경기에 선발등판해 5승7패에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중이다. 지난 11일 NC를 상대로 5이닝 동안 10안타(3피홈런) 5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4패를 당할 동안 6이닝을 넘긴 적이 없었다. 시즌 초반 승운은 따르지 않아도 평균자책점은 꾸준히 3점대 초반을 유지했는데 최근 3경기에선 4실점(한화)→4실점(두산)→7실점(NC)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양현종도 11일 삼성전에서 9이닝 동안 8피안타 6탈삼진 5실점 완투패를 했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돋보인 역투였지만 또 졌다. 올시즌 1승7패, 평균자책점 3.92.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경기가 많아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스스로 압박당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LG 트윈스전. KIA 선발 양현종이 4회 5실점하고 어렵게 이닝을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차우찬은 지난 4월 선발로 3경기를 던지고 사타구니 가래톳과 근육 부상으로 한달 보름여를 쉬었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1일 넥센전은 5이닝 5실점했지만 지난 7일 LG를 상대로 7이닝 2실점 선발승을 따냈다. 올시즌 2승3패에 평균자책점 4.06. 지난해 탈삼진 타이틀, 프리미어12에서 보여줬던 강력했던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성적표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시즌이 남았지만 FA 직전 해임을 감안하면 부상으로 인한 성적 마이너스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없다.

김광현의 구위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 스피드는 3㎞ 이상 빨라졌다. 김광현은 국내투수중 직구 평균구속은 5위다. 리그 전체투수의 직구평균은 140.6㎞. 1위는 LG 소사로 149.3㎞다. 2위는 두산 니퍼트가 148.1㎞, 3위 롯데 린드블럼(146.5㎞), 4위 KIA 지크(146.8㎞) 순이다. 김광현은 146㎞다. 이들의 최고구속은 평균구속에서 5㎞ 정도 더 빠르다. 좌완중에선 김광현이 최고다. 직구 구위와 영향이 있는 초당 회전수는 지크가 40.8로 1위, 김광현이 40.1로 2위다. 소사의 초당 회전수는 38에 그치고 있고, 니퍼트 역시 39.4로 김광현 보다 아래다.

김광현은 올시즌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해 투피치(직구, 슬라이더)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승수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타선 문제도 있지만 김광현의 피칭에도 2%가 부족하다. 양현종은 최근 몇년간 전반기에 피치를 올리고 후반기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느네 올해는 초반에도 승리와는 완전히 담을 쌓은 모습이다. 김기태 KIA 감독도 에이스의 헛수고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차우찬은 이제부터가 시즌 스타트다.

셋은 올시즌을 마친 뒤 FA가 된다. 국내에 남는다면 최고 대우를 받을 초특급 대어급들이다. 역대 최고액 경신 가능성도 있다. 왼손으로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고, 선발로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다. 15승 이상이 가능한 좌완 에이스. 최근같은 타고투저 시대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할' 투수들이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본인의 도전의지가 강하다. 양현종은 국내 잔류와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을 앞두고 일본인 에이전트와 계약한 차우찬은 일본프로야구 진출에 관심이 많다. 이미 셋의 스타일과 가능성에 대해선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수년간 데이터를 축적해 둔 상태다.

변수는 몸상태와 올시즌 활약 정도다. 해외진출이 아니라도 FA 직전해의 성적은 국내구단과의 협상테이블에서도 가장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머릿속에 그린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올시즌 FA를 앞두고 누구보다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삼성 차우찬이지만 부상으로 스타트가 시원스럽진 않다.지난 7일 LG전에서 선발 역투하는 차우찬.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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