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않는 로저스 '부상 포비아' 탈출이 복귀 관건

기사입력 2016-06-21 00:28


◇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 지난달 24일 넥센전에 앞서 음악을 듣고 있다. 로저스의 복귀를 둘러싸고 한화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5.24/

한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1)의 복귀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근 불펜피칭을 재개했지만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휴식에 들어갔다. 복귀 일정은 오리무중.

로저스는 팔꿈치 위화감을 호소하며 지난 6일 2군으로 내려갔는데 MRI 촬영결과 약간의 염증이 발견됐다. 정도가 심하지 않아 열흘 정도 휴식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름이 지났지만 그대로다. 문제는 로저스의 몸상태 뿐만 아니라 심리 상태다.

로저스는 야구를 하면서 팔꿈치는 처음 다쳤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한뒤 통증을 호소했다. 시즌 합류도 한달여 늦은 지난달 8일 kt전이 첫 등판이었다. 두번째 전력이탈이다.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는 팔꿈치 부상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 선수가 꽤 당황하고 있다. 팀에서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완전히 나은 뒤 등판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본인 스스로 꽤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아직 젊은 선수이고 야구가 생업이고 몸이 재산이다보니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로저스의 복귀 일정과 몸상태는 본인에게 일임한 상태다.

로저스는 1군 선수단과 함께 움직였지만 지난 주말 청주 넥센전에는 오지 않았다. 지난 9일만해도 KIA 김기태 감독을 우연히 대전구장에서 만나 "다음주에 등판한다. 몸상태는 좋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표정은 밝았지만 통증 재발로 등판은 또 연기됐다. 현재로선 스스로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화는 20일 새로운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를 영입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로저스와 외국인타자 로사리오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3명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카스티요는 최고 158㎞의 빠른 볼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정도 스피드에 한화구단이 설명하듯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제대로' 던지면 잔여연봉 25만달러를 받고 한국에 올 이유가 없다.

카스티요가 활약해주면 금상첨화지만 로저스의 건강한 복귀가 먼저다. 카스티요가 이미 퇴출된 마에스트리보다는 아무래도 낫겠지만 로저스의 지난해 위력은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팀 전력을 통째로 바꿀만한 힘이 있었다.

로저스는 올시즌 6차례 선발등판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팔꿈치 통증 후유증으로 구속이 5㎞ 이상 줄었고, 제구력도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올시즌 190만달러의 연봉으로 역대 외국인 최고연봉 기록을 갈아치운 로저스. 투지 좋고, 팀에 대한 애착, 한화팬에 대한 충성도는 최고수준이다. 아프지만 않다면 게으름을 피울 스타일은 아니다. 일단 통증없이 제대로된 구속을 확인해야만 '부상 포비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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