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선은 롯데를 만나면 괴물이 된다

기사입력 2016-06-22 09:24


21일 광주 KIA-롯데전. KIA 김주찬이 2회초 1사 1,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2루심에게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신종길이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호쾌한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체제 2년째인 올시즌 KIA 타이거즈는 정말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까. 시즌 시작에 앞서 많은 야구인들이 타이거즈를 넥센 히어로즈, kt 위즈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했다. 사실 KIA를 포스트 시즌 진출 후보로 바라본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구단은 "올해까지는 리빌딩 과정이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현 시점에서 타이거즈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아직까지 많은 것이 열려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치고올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1위 두산 베어스와 2위 NC 다이너스가 거침없이 질주하고, 중위권이 혼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타이거즈는 어렵게 버텨내고 있다.

21일 현재 27승1무36패, 승률 4할2푼9리, 8위. 5할 승률에서 한참 멀어졌는데도, 4위 SK 와이번스와 승차가 3경기, 6위 롯데 자이언츠와 반게임차다. 정신없이 뒤로 밀려난 것 같은데도, 비슷한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중하위권 팀들의 하향평준화가 만들어낸 그림이다. 물론, 1.5경기차로 따라붙은 9~10위 kt 위즈, 한화 이글스가 신경쓰이긴 하다.

타이거즈의 행보를 보면 눈에 띄는 게 있다. 압도적인 대 롯데전 성적이다.

21일 광주 홈경기까지 7차례 자이언츠를 상대해 6승1패. 올해 거둔 27승 중 6승이 롯데전에서 나왔다. 상대 9개팀 중 롯데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KIA가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은 롯데와 LG 트윈스(4승1무3패) kt(3승2패) 세 팀인데,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건 롯데뿐이다. 지난 5월 3~5일엔 롯데를 맞아 시즌 첫 3연전 스윕까지 했다.

반면, 두산(1승8패)과 NC 다이노스(1승4패), 넥센 히어로즈(1승6패) 등 상위권 팀들에게는 힘을 쓰지 못하고 크게 밀렸다. 객관적인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6월 21일 광주 KIA-롯데전. 김기태 감독이 2회말 나지완의 중전적시타 때 2루에서 홈까지 달려들어 온 이범호를 덕아웃에서 환영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타선 침체와 선발 부진, 불펜 난조로 고전해 온 타이거즈이지만, 롯데를 만나면 달랐다. 시즌 팀 타율이 2할8푼3리인데, 롯데전 7경기에선 3할5푼3리를 때렸다. 올해 롯데전 팀 타율 1위다. 경기당 평균 5.28점을 기록중인데, 롯데를 상대로는 9.14득점이다. 롯데 투수들에게 타이거즈 타선은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두산,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 버티고 있는 NC 타선보다 더 무섭다. 특히 나지완이 좋았다. 7경기 전 게임에 출전해 26타수 14안타, 타율 5할3푼8리-3홈런-11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KIA는 롯데에 7승9패로 밀렸다.


마운드도 힘을 냈다.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이 4.99인데, 롯데를 상대로 4.35를 찍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지크 스프루일이 롯데전에서 2승(평균자책점 2.08), 헥터 노에시가 1승(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6승 중 4승이 선발승이었다.

21일 롯데전을 9대6으로 마친 김기태 감독은 "힘든 경기였는데 투수들이 잘 막아줬고, 타자들이 찬스에서 점수를 뽑아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투수가 잘 던지고 타자가 잘 때려주면 지기 힘든 게 야구다. 롯데를 만나면 모든 게 술술 풀리는 타이거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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